경제 어려워지자 장기금리 하락한 여파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올린 지난달 예금은행의 가계대출금리는 떨어졌다. 경제 전망이 어두워지며 장기금리가 하락한 여파로 분석된다. 주택담보대출·집단대출 금리는 각각 작년 9월 이후 최저 수준으로 내려갔다.

한국은행이 27일 발표한 '2018년 11월 중 금융기관 가중평균 금리'를 보면 지난달 예금은행의 가계대출 금리(이하 신규취급액 기준)는 연 3.63%로 한 달 전보다 0.01%포인트 하락했다.

가계대출금리는 8∼9월 하락 후 10월 반등했으나 다시 떨어졌다. 지난달 말 한은이 기준금리를 1.50%에서 1.75%로 올렸지만 가계대출금리엔 아직 반영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주택담보대출 금리가 3.28%로 0.03%포인트, 집단대출 금리가 3.30%로 0.15%포인트 각각 하락했다. 주택담보대출 금리와 집단대출 금리 모두 작년 9월 이후 최저다.

주택담보대출 금리의 경우 기준이 되는 5년 만기 은행채 금리가 하락한 여파다. 집단대출은 전월에 있었던 지방 고금리 중도금 대출이 빠진 영향으로 풀이된다.

한은 관계자는 "경제 상황이 만만치 않아 장기금리가 하향 추세를 보인 점이 가계대출금리에 반영됐다"며 "기준금리 인상 기대는 수신 금리에 반영됐지만 대출금리에는 시차를 두고 뒤늦게 나타난다"고 설명했다.

반면 가계대출 중에서도 일반 신용대출금리는 4.56%로 0.11%포인트 올랐다. 신용대출의 지표가 되는 3개월, 6개월 만기 은행채 금리가 상승하면서다. 일부 은행의 우대 금리가 축소한 영향도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기업대출 금리는 3.69%로 0.04%포인트 상승했다. 기업대출 금리는 올해 2월 이후 최고를 기록했다. 대기업 대출금리는 3.42%로 전월과 변함없었으나 중소기업 대출금리(3.87%)만 0.03%포인트 올랐다.

가계, 기업, 공공 및 기타를 아우른 은행의 전체 대출 평균 금리는 3.66%로 0.02%포인트 상승했다. 은행의 저축성 수신 금리는 0.03%포인트 상승한 1.96%로 나타났다.

정기예금, 정기적금 등 순수저축성 예금금리가 0.05%포인트 오른 1.95%로 조사됐다. 이는 2015년 2월 이후 최고치다. 은행들이 유동성 관리 강화 차원에서 고금리 예금 판매에 적극적으로 나선 탓이다.

잔액 기준으로 본 예금과 대출금리 차이는 2.31%포인트로 한 달 전보다 0.01%포인트 축소했다.

비은행 금융기관 대출금리 중에는 상호저축은행(10.62%)이 0.22%포인트 하락했다. 신용협동조합(4.91%), 상호금융(4.17%), 새마을금고(4.41%) 대출금리는 모두 올랐다.

예금금리도 상호저축은행(2.69%)만 떨어졌을 뿐 신용협동조합(2.58%), 상호금융(2.21%), 새마을금고(2.49%)에서는 상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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