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차 공유 서비스 '타다'. (사진=타다 웹사이트)

최근 카카오의 '카풀(승차 공유)' 서비스를 놓고 택시 업계의 반발이 거세다. 변칙적인 유료 승차 서비스인 카풀을 허용하면 택시 업계가 고사할 것이라는 우려에서다. 그러나 소비자 입장에서는 카풀을 허용하라는 요구가 많다. 그동안 택시의 승차거부, 돌아가기, 요금 과다청구 등 불친절에 지친 고객이 그만큼 많다는 얘기다.

최근 카카오 카풀과 비슷한 모빌리티 서비스 '타다(TADA)'를 이용해 볼 기회가 있었다. 차량공유업체 쏘카가 자회사 VCNC를 통해 지난 10월부터 시범 운영 중인 서비스다. 타다와 카풀의 가장 큰 차이는 차량이다. 카풀은 일반인이 자신의 차량을 이용해 운행하지만, 타다는 쏘카가 직접 차랑을 구입해 운영한다.

타다는 현재 기아 카니발 한 차종만으로 서비스를 제공한다. 가장 큰 이유는 '법' 때문. 타다 차량은 법적으로 모두 렌터카다. 고객이 타다를 이용하는 것은 타다로부터 렌터카를 빌리고, 기사는 따로 고용해 목적지까지 이동한다는 의미다.

타다가 이 같은 운영 방식을 택한 이유는 여객자동차 운수사업법(시행령 제18조)에 ‘11~15인승 승합차를 이용하면 기사 알선을 허용한다’는 규정이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타다 운전기사에 대한 채용과 관리는 VCNC가 아닌 잡라이프, 에이스휴먼파워, 플러스탑 등 인력 관리 업체들이 맡는다. VCNC는 단순히 중개만 할 뿐이라며 법망을 피해간다.

또한 타다가 차량 구입은 물론 청소, 정비 등 관리를 맡기 때문에 관리의 편의성과 비용 절감을 위해 차종을 통일한 것으로 보인다.

타다의 장점은 우선 택시보다 훨씬 편리하면서도 믿을 수 있다는 점이다. 전용 앱을 통해 차량을 호출하면 언제 차량이 도착할지, 요금은 얼마인지, 도착 시간은 언제쯤인지 등 자세한 정보가 제공된다. 승합차이지만 승객이 1명이라도 출발하고, 택시 기본요금 정도의 짧은 거리도 승차거부가 없기 때문에 마음놓고 이용할 수 있다. 서비스를 시작한지 얼마 안됐기 때문에 차량도 매우 깨끗하다. 차량에서는 무료 와이파이와 휴대전화 충전기도 제공된다. 기사도 철저히 매뉴얼에 따라 서비스를 제공하기 때문에 친절하다. 다만 현재 요금이 택시보다 20% 가량 비싼 편이다.

그렇다면 타다가 택시의 최적화된 대안이 될 수 있을까? 서비스의 편리함만큼 쉽게 대답하기 어려운 문제였다. 특히 기사에 대한 처우가 불안했다. 현재 타다 기사들은 시급으로 임금을 받는다. 24시간 돌아가는 서비스 특성상 조를 짜서 시간대별로 차를 몰고 있다. 소득이 많아야 할 텐데 한 달에 200만원 벌기가 힘들다고 한다. 사납금 내는 회사 택시와 비슷한 수준이다. 이익을 내야하는 회사 입장을 생각하면 앞으로도 타다 기사들의 처우가 크게 좋아질 가능성은 거의 없어 보인다. 아르바이트라면 모르겠지만, 타다 운전만으로 가계를 꾸리기에는 부족하다는 얘기다.

우버 등 차량 공유가 보편화한 미국에서는 이미 기사에 대한 열악한 처우가 사회 문제가 되고 있다. 뉴욕에서는 우버 기사들이 사측이 기사를 모집하는 과정에서 예상수입을 과도하게 부풀려 광고했으며, 계약과 달리 수수료를 요금의 25%까지 받았다"며 소송을 제기했다. 이들은 우버가 초과근무 수당이나 팁에 대해서도 잘못된 정보를 제공했다고 주장했다. 우버는 결국 기사들과 합의하고 300만달러를 배상했다.

우버 기사들의 열악한 처우와 함께 '옐로우 캡'이라 불리던 뉴욕택시 업계도 폭탄을 맞았다. 뉴욕택시 면허 값이 폭락하면서, 대출로 택시 면허를 산 기사가 자살하는 일까지 벌어졌다. 결국 이익을 본 것 우버 기사도, 택시 업계도 아닌 IT 회사 우버였을 뿐이다. 우리나라에서도 재주는 곰(기사)이 부리고, 돈은 되놈(IT회사)만 버는 일이 재현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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