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 연합뉴스


신세계그룹이 추진 중인 온라인 전용 물류센터 건립이 또다시 벽에 부딪혔다. 하남시에 이어 남양주시에서도 반대 움직임이 일어나면서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이 야심차게 출사표를 던진 온라인 유통사업 육성 계획도 차질을 빚고 있다.

남양주시는 14일 한 인터넷 언론매체가 보도한 ‘신세계 e커머스 중심축 남양주 유력~’과 관련해 현재 신세계그룹과 물류센터 건립과 관련된 어떤 사항도 합의된 바가 없다고 밝혔다. 남양주시 지역주민은 보도 내용이 나오자 즉각 신세계 물류센터 건립 반대 민원을 시청에 제기하고 각종 시위와 집회에 나설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앞서 신세계그룹은 하남에서 온라인물류센터 건립을 추진했다가 실패했다. 용인-김포에 이어 하남시 미사지구에 세 번째 거점물류센터를 건립해 수도권지역 물류망을 구축하려 했지만, 통체증 및 안전 등 피해를 우려하는 지역주민의 강력한 반발에 부딪혀 결국 무산됐다.

미국 최대 유통업체인 아마존을 언급해가며 최첨단 온라인물류센터를 짓겠다는 계획은 강력한 의지와 달리 장애물을 넘지 못하고 있다.

신세계그룹의 의지는 인사에서도 엿볼 수 있다. 지난달 30일 발표한 신세계그룹 임원인사에서는 이커머스 등 신사업 부문이 대폭 강화됐다. 그동안 그룹을 견인해온 백화점과 이마트 임원을 줄이는 대신 온라인 등 신사업 부문에서 승진인사와 신규 대표 선임이 이뤄졌다. 

내년 3월 출범할 쓱닷컴(가칭)을 이끌 수장으로는 최우정 대표이사가 내정됐다. 최 대표는 GS그룹의 계열사로 인터넷 쇼핑몰을 운영하는 디앤샵 대표를 거쳐 2010년 신세계에 입사했다. 신세계그룹 내에서 온라인유통 전문가로 꼽히는 인물이다. 신세계그룹의 사업 방향을 잘 보여주는 인사로 보인다.

지난 10월 31일에는 1조원의 외부 투자도 확정했다. 그럼에도 물류센터 착공을 첫 삽조차 뜨지 못하고 있는 만큼 신세계그룹 입장에서는 마음이 급해질 수밖에 없다. 수도권 근처 대형 물류센터 없이는 온라인 유통시장에서 입지를 다지기 어려운 것이 사실이다.

경쟁사인 롯데가 신세계보다 더 많은 자금을 투자하겠다고 공언했고, 온라인 유통업계 강자인 쿠팡도 물류 분야 투자를 꾸준히 이어가고 있는 만큼 신세계는 온라인전용물류센터 추진이 절실할 수밖에 없다. 현재 김포에 짓고 있는 온라인전용물류센터만으로는 다소 유통 경쟁에서 우위를 점하기 어려울 수 있다.

이렇듯 '한국의 아마존'이라는 신세계그룹의 원대한 꿈이 시작부터 삐걱거리고 있는 모습이다. 신세계그룹이 앞으로 어떤 식으로 해결책을 모색할지, 경쟁사에 주도권을 내줄지는 예상하기 어려운 것이 사실이다. 모든 경쟁자들이 온라인 유통에 사활을 걸고 있는 상황에서 신세계그룹이 다양한 난관을 극복하고 한국의 아마존이 될 수 있을지 지켜볼만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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