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자본규제 변화 대비 목적
FI 풋옵션 철회는 없을 듯

교보생명이 내년 기업공개(IPO)를 추진한다. 교보생명은 11일 정기이사회에서 자본확충을 위한 IPO 추진을 결의했다고 밝혔다. 지난 7월 이사회에서 IPO를 포함한 증자를 검토하기로 한 후 이 달에 IPO 추진을 공식적으로 천명한 것이다.

교보생명의 IPO 추진 결정은 새롭게 도입되는 국제회계기준(IFRS17), 신지급여력제도(K-ICS)에 선제적으로 대비하고, 자본확충을 통해 성장성과 수익성을 한층 높이기 위해서다. 교보생명의 총자산이 107조원가량으로, RBC비율은 292%(2018년 9월 기준)다.

교보생명 관계자는 “더욱 강화되는 신지급여력제도(K-ICS) 도입에 선제적으로 대비하고, 4차 산업혁명 시대를 선도하는 금융사로 도약하기 위해 기업공개를 추진한다”고 결의 배경을 설명했다.

교보생명은 매년 5000억원 안팎을 내부유보로 쌓아왔다. 지난해 7월에는 5억 달러 규모의 신종자본증권을 해외에서 발행하기도 했다. 지난 7월 이사회에서는 증자 추진을 공식화하고 8월에 크레디트스위스(CS), NH투자증권 두 곳을 주관사로 선정해 IPO 준비를 본격화했다.

교보생명은 IPO를 바탕으로 디지털 혁신 등 새로운 사업분야에 대한 투자를 늘려 미래 성장동력을 확보하고 도약의 기반을 마련한다는 전략이다. 이와 함께 회사의 브랜드 가치도 더욱 높인다는 계획이다.

상장 시기는 내년 하반기를 목표로 추진할 것으로 관측된다. 앞으로 주관사 추가 선정, 지정감사인 감사, 상장 예비심사, 증권신고서 제출, 공모 등의 절차를 거쳐야 한다. 증자 규모는 신지급여력제도(K-ICS) 세부지침이 아직 확정되지 않아 다소 유동적이라는 설명이다.

교보생명 관계자는 “IPO는 자본 확충의 의미뿐만 아니라, 회사를 둘러싼 이해관계자가 더욱 많아지고 사회적 책임도 더욱 커진다는 것을 의미한다”며 “IPO를 통해 명실상부한 국민기업으로 거듭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IPO결정에 따라 교보생명 재무적투자자(FI)들의 풋옵션 행사는 달라지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한 FI 관계자는 “이번 IPO결정은 풋옵션 행사를 무마하기 위한 면피성 결정에 불과하다”며 “교보생명 이사회가 상장을 추진하겠다고 결정한 것과는 상관없이 풋옵션 행사를 철회할 의사가 없다”고 못박았다.

앞서 어피너티에쿼티파트너스, IMM프라이빗에쿼티, 베어링PEA, 싱가포르투자청(GIC)로 구성된 FI는 지난 2012년 대우인터내셔널이 보유하던 교보생명 지분 24%를 1조2054억원에 인수했다. 신창재 회장의 백기사 역할을 해준다는 조건으로 2015년 9월까지 IPO가 이뤄지지 않으면 신 회장을 상대로 풋옵션을 행사할 수 있다는 계약조건을 포함시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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