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채 상환하고, 가맹점 신뢰 회복했지만…실적 부진 '부담'

미스터피자

'치즈 통행세' 논란으로 곤욕을 치른 미스터피자 '운명의 날'이 임박했다. 다음 달 중 모회사인 MP그룹의 상장폐지 여부가 최종 결정된다.

상장이 유지되면 자금 흐름에 숨통이 트이고, 소비자 신뢰를 회복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다. 반면 퇴출당하면 소비자 신뢰는 물론 상황이 더욱 악화할 수밖에 없다. 한국거래소가 MP그룹의 생사를 쥐고 있는 셈이다.

27일 업계에 따르면 한국거래소는 다음 달 3일까지 미스터피자를 운영하는 MP그룹의 상장폐지 여부를 결정할 기업심사위원회를 열 계획이다.

앞서 이달 12일 전에 기업심사위원회를 열어야했지만, MP그룹이 지난달 24일 '상장적격성 실질심사 기간 연장'을 요청하면서 다음 달로 기한이 미뤄졌다.
 
그동안 피자 프랜차이즈 신화로 잘 나가던 미스터피자가 몰락한 것은 '오너 리스크' 탓이다. 시장의 경쟁이 치열해지기도 했지만, 지난해 6월 MP그룹 창업주인 정우현 전 회장이 가맹점주에게 갑질을 일삼고 친인척 명의 납품업체로 '치즈 통행세'를 부당 지원한 사실이 드러나면서 무너졌다.

같은 해 7월 정 전 회장이 횡령·배임 등의 혐의로 구속기소 되자 거래소는 상장적격성 심사에 착수해 개선 기간 1년을 부여했다. 개선 기간은 지난달 종료됐고, 상장폐지 심사를 남겨둔 상황이다.

거래소는 "(MP그룹) 심의 결과가 상장폐지에 해당하는 경우, 심의일 이후 15일 이내에 코스닥시장위원회를 개최해 상장폐지 여부 등을 확정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업계에서는 상장폐지 여부에 따라 MP그룹의 생존이 결정될 것으로 보고 있다. 상장 유지로 결론이 나면 자금 조달에 숨통이 트이고, 시장의 신뢰를 회복할 수 있다.

반면 상장폐지가 결정되면 자금 조달에 문제가 생기는 것은 물론 기업 이미지 추락도 불가피하다. 사실상 재기가 어려워지는 셈이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상장이 유지되면 재도약 계기가 되지만, 폐지되면 신뢰를 잃어 더 어려워질 것"이라고 말했다.

MP그룹은 1년 전보다는 사정이 나아졌지만 아직도 위태롭다는 평이다. 정우현 회장이 떠난 후 MP그룹은 CJ푸드빌 출신의 김흥연 대표가 선장을 맡았다.

은행이 대출 연장을 거부하고, 전환사채 상환요구가 이어지는 상황에서 김 대표는 자금난 해소와 경영정상화에 초점을 맞췄다. 그룹의 알짜 자회사인 MP한강 주식을 처분하고, 서울 서초 본사 사옥을 매각해 500억원에 달하던 금융 부채를 완전히 상환했다.

또 창사 이후 첫 희망퇴직을 진행하고, 미스터피자 구매협동조합을 설립하면서 가맹점주와 신뢰 회복에 나섰다. 특히 가맹점주들이 냉동새우와 베이컨, 샐러드 등 25개 품목을 협동조합에서 자체적으로 살 수 있게 했다.

가맹점주들이 반발할 수 있는 꼼수를 차단하고, 투명한 공급시스템으로 이미지 개선에 나선 것이다. 아울러 가맹점주 복지를 위한 'MP그룹 복지재단 설립'도 추진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김 대표 체제 이후 MP그룹이 빠르게 정상화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한 업계 관계자는 "가맹점주의 신뢰를 회복했다"며 "과거보다 많이 개선된 모습"이라고 평가했다.

다만 회사의 재무구조와 현금창출 능력 악화가 부담이다. 지난 2015년 1103억원이었던 MP그룹의 매출(개별 기준)은 2016년 970억원, 지난해 815억원으로 감소했다. 영업손실도 2015년 73억원에서 지난해 110억원으로 늘었다. 올해는 3분기까지 매출은 501억원이며, 영업손실은 4억원을 기록 중이다.

한 회계사는 "기업 이미지가 악화한 상황에서 매출을 회복하기 쉽지 않다"며 "당분간 영업에서 흑자를 기록하긴 쉽지 않을 것"이라고 예측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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