높은 이자 부담때문에 안정적인 자본 유지 방해

베트남 은행들의 중장기 채권 발행으로 인해 이자부담이 커지고 있다.[사진출처:미디어써클]

베트남 은행들이 장기 운용 가능한 자본을 확보하기 위해 앞다퉈 대규모 중장기 채권을 발행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은행들이 높은 이자 부담을 떠안게 될 것이기 때문에 채권 발행이 오히려 안정적인 자본을 유지하는데 독이 될 수 있다고 우려한다. 

27일(현지시간) 업계에 따르면 베트남 은행들은 자금을 유치하기 위해 올해 8월 말부터 경쟁적으로 예적금 금리를 올리기 시작했다. 은행들은 지속적으로 금리를 인상하고 있지만, 유동성을 충분히 확보하지 못했다. 대출 증가율이 예금 증가율을 앞선 데다, 만기가 된 예적금의 원금과 이자를 지급하느라 잉여 자금을 축적할 겨를이 없어서다.

BIDV, VietinBank, Vietcombank 등 3개 대형 은행의 올해 3분기 예금 증가율은 각각 10.9%, 9.7%, 9.2%. 3개 은행의 같은 기간 대출 증가율은 각각 11.5%, 11.9%, 15.1%로 나타났다. BIDV의 경우, 올해 초 전체 예적금의 33%에 해당하는 계좌의 만기가 도래하면서 보유 자금이 급감했다. 

은행들은 대규모 채권을 발행해 자본을 확충, BIS비율을 맞추는 방식으로 급한 불을 끄고 있다. BIDV는 최근 7년 4조동(약 2000억원) 규모의 10년 만기 채권을 발행하기로 결정했다. 이전에는 4번에 걸쳐 총 1조1000억동(약 550억원) 규모의 6년 만기 채권을 발행한 바 있다. 

Vietcombank는 연 7.475%의 이자율로 총 5500억동(약 275억원)의 6년 만기 채권을, MB는 1조 4000억동(약 700억원) 규모의  5년 만기 채권을 발행했다. VIB는 2조8000억동(약 1400억원) 규모로 채권을 판매한 데 이어 2차 발행을 추진하고 있다.

금융 전문가인 응웨 띠 히우(Nguyen Tri Hieu) 박사는 이런 은행들의 채권 발행 릴레이에는 두 가지 문제가 있다고 언급했다.

첫째, 일부 중장기 채권이 은행의 위험가중자산으로 분류돼 자기자본비율이 되려 낮아진다는 점이다. 대형 국영은행의 현재 자기자본비율은 평균 9%지만, 조만간 8% 미만이 될 것으로 보인다는 설명이다.

실제, 베트남 국영 은행(SBV) 자료에 따르면 올해 5월 말 국영 상업 은행의 최소 자기 자본 비율은 9.39%로 떨어졌다.

둘째, 높은 이자를 지급해야 하는 중장기 채권 발행이 장기적으로 은행을 자금 압박에 시달리게 만들 수 있다는 점이다. 다량의 채권 만기일이 한꺼번에 도래하면 은행의 수익성이 악화될 수 있기 때문이다. 

또다른 금융 전문가들 역시 은행권의 연이은 채권 발행이 임시 처방일 뿐이라고 지적했다. 채권으로 조달한 자금의 운용 부담과 비용이 크기 때문에, 장기적으로 바젤 Ⅱ 기준에 맞는 자기자본비율을 유지하려면 은행은 계속 기본자본을 늘려가야 한다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대체로 BIDV, Vietcombank, VietinBank이 기본자본을 증가시키기 위해 긍정적인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는 데 동의하지만, 대규모 중장기 채권 발행으로 발생할 수 있는 위험에도 대비해야 한다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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