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객에 대한 철저한 관리와 친철한 서비스...스스로 변화해야 살아남아

베트남 택시업계가 일본을 벤치마킹하기 위해 주목하고 있다.[사진출처:미디어써클]

차량 공유서비스 ‘그랩(Grab)’에 밀려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는 베트남 택시업계가 ‘우버’가 자리잡지 못하는 일본에 주목하고 있다. 일본 정부는 자국 산업을 보호하기 위해 정책적으로 ‘우버’, ‘에어엔비’ 같은 공유서비스 확산을 막고 있다. 

베트남 택시업계는 정부에 '그랩'을 기존 택시와 같은 운송 수단으로 규정하고 동등한 의무와 법률을 적용받도록 해달라고 청원하고 있다. 베트남 정부는 택시업계의 요구 사항을 일부 수용하는 등 조정에 나섰지만, 공유서비스를 법적으로 제한하면 소비자 이익을 침해하고 신사업 발전을 저해할 수 있다며 신중한 입장이다.

하지만 전 세계에서 성공을 거두고 있는 '우버'가 일본에서는 음식 배달서비스 정도를 제공하는 운송업체로 전락한 상태다.  일본은 정부 차원에서 공유 서비스업을 억제하고 있을뿐만 아니라, 택시 회사들이 협력해 사업 경쟁력을 강화하고 고객 이탈을 방지하고 있다. 

일본은 차량 공유서비스를 법적으로 금지하는 유일한 국가다. 개인 승용차는 흰색 번호판을 사용해야하며 승객을 태워주고 요금을 받는건 불법이다.

일본어로 '시로 타쿠(하얀 택시)'와 '시로 까루(하얀 버스)'는 비허가 불법 영업 차량을 가리킨다. Kyotango와 같이 택시, 버스, 전철 등 대중교통 수단이 없는 외딴 지역에서만 차량 공유서비스가 허용된다. 

일본 택시협회의 마사타카 토미타(Masataka Tomita) 사장은 "만약 정부가 차량 공유서비스 금지 조치를 해제하거나 시로 타쿠를 합법화한다면 이를 결코 받아들이지 않을 것"이라며 "우버와 같은 회사에게 고객을 빼앗기지 않도록 체계적으로 대응하고 서비스 품질도 높여 나가고 있다"고 설명했다. 

도쿄의 택시들은 세계적으로도 최상의 서비스를 자랑하기로 정평이 나있다. 운전 기사는 모두 택시 회사 소속이며 도쿄 교통센터(도쿄 교통부 산하)가 발급한 특별 운전 면허를 소지해야한다.

운전 기사들은 고객에게 항상 정중히 고개 숙여 인사한다. 요금은 전용 쟁반에 두손을 받쳐 받는다. 깔끔한 인상을 주기 위해 셔츠와 장갑을 착용하고 불편한 기색없이 고객의 짐을 싣고 내려준다. 택시 차량은 주로 도요타 프리우스, 도요타 크라운, 도요타 컴포트, 도요타 크라운 세단, 닛산이며 고급스럽고 승차감이 좋다.

일본에서 택시를 타면 운전 기사가 목적지를 묻고 요금이 얼마나 나올지 즉시 알려준다. 고객이 장거리를 이동해야 할 경우, 전철 이용을 권유한다. 운전 기사가 무료로 고객을 전철역에 태워다 주고 승차권 발급을 도와 주기도 한다. 돈을 더 벌기 위해 고객을 합승시키는 일도 없다. 

더 나은 서비스를 개발하는 노력도 게을리 하지 않는다. 일례로 택시회사 니혼코수는 매월 고정 금액을 지불하면 원하는 어디든 갈 수 있는 택시 월간 승차권을 발급할 계획이다. 

경쟁사끼리 협력해 서비스를 개선하기도 한다. 올해 7월부터 니혼코수가 운영하는 일본 최대 택시 애플리케이션 JapanTaxi에서 도쿄무센의 차량을 호출 할 수 있게 됐다. 이로써, 소비자들은 도쿄무센 차량 3800대와 니혼코수 차량 4500대를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다. 두 회사는 JapanTaxi 이용자 6만명을 고객으로 공유한다.

이 두 회사의 경쟁사는 우버가 아니라 일본내 다른 택시 회사들이다.

니혼코수와 도쿄무센 이외 택시 회사 연합은 공동 운전 서비스를 개발, 내년 2월 20일부터 시행한다고 발표했다. 이 서비스에서는 소니의 인공지능(AI) 기술을 적용, 궂은 날씨와 같은 요인에 구애받지 않고 짧은 시간내에 고객에게 차량을 배치한다. 소니는 이 서비스를 스마트폰 앱으로 개발, 출시할 계획이다.

일본 택시업계 관계자는 "경쟁사들끼리 동맹을 맺고 서비스를 개선해야 고객에게 외면받지 않을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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