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립모리스코리아의 차세대 제품 '아이코스3'

궐련형 전자담배 시장을 차지하기 위한 KT&G와 필립모리스의 경쟁이 더 치열해졌다. 경쟁사의 장점을 모방하고, 단점을 보완한 신제품을 잇따라 선보이는 등 '격전'을 벌이고 있다.

16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KT&G는 KT&G는 오는 26일 서울 중구 소공동 더플라자호텔에서 궐련형 전자담배 '릴(lil)' 신제품을 선보인다.

이번 신제품은 액상형과 고체형 담배가 결합한 '하이브리드 전자담배'다. 기존 액상형 전자담배에 궐련을 추가한 형태로 알려졌다. 제품 하단의 액상을 가열해 발생한 증기가 상부에 위치한 고체 담배(담뱃잎)를 통과하면서 맛을 내는 구조다. 경쟁사인 JTI코리아의 가열식 캡슐형 전자담배 '플룸테크'와 유사한 방식으로 현재 판매 중인 궐련형 전자담배와는 다소 다른 형태다.

KT&G가 야심 차게 준비한 이번 제품은 궐련형 전자담배업계 1위 업체인 필립모리스코리아가 '아이코스3' 신제품을 내놓은 데 따른 조치로 해석된다. 이번 KT&G의 추가 신제품 발표 선언은 '릴 미니'를 전국에 판매하기 시작한지 약 1개월 밖에 되지 않은 시점이다.

하루 뒤인 16일 필립모리스코리아는 궐련형 전자담배 시장 주도권을 사수하기 위해 전국 5개 아이코스 스토어와 20개 일렉트로마트 내 아이코스샵에서 아이코스3와 '아이코스3 멀티' 판매를 시작했다.

특히 아이코스3 멀티의 경우 본체 분리형이 아닌 KT&G의 릴처럼 일체형이다. 일부 애연가들 사이에서 연속 사용이 안 돼 아쉽다는 불만이 나온 데 따라 가능하도록 보완한 제품이기도 하다. 연속 흡연 기능은 KT&G의 릴이 기존 아이코스와 가장 차별화된 점이었다. 이를 통해 필립모리스코리아 역시 KT&G를 얼마나 견제하고 있는지 가늠할 수 있다.

KT&G는 국내 일반 궐련형 담배 시장 점유율의 절반가량을 차지한 독보적인 업체이고, 필립모리스는 이에 훨씬 미치지 못하는 2위업체다. 그러나 궐련형 전자담배 시장에서는 상황이 다르다. 궐련형 전자담배 시장 점유율은 대략 필립모리스의 아이코스 시리즈가 70%이고, KT&G의 릴 23%, 브리티쉬 아메리칸 토바코의 '글로' 7% 순이다. KT&G 입장에서는 기존 시장 점유율을 빼앗기지 않기 위해서라도 필립모리스코리아를 끊임없이 견제할 수밖에 없다.

다만 이들의 경쟁은 시장을 확대하기 위한 목적도 있다.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3분기 전자담배 시장 규모는 8000만갑이다. 전자담배 시장 규모는 2017년 5월 이후 4분기 연속으로 증가세를 보였지만, 3분기 판매량은 전 분기(9000만갑) 대비 11.4% 줄었다.

전자담배가 전체 담배 시장에서 차지하는 시장 점유율은 2017년 3분기 2.6%로 시작해 2분기 9.7%로 전체 시장의 10%에 육박하는 점유율을 보였다. 하지만 3분기에는 8.3%로 1.4%포인트 줄었다. 약 1년간 시장을 형성하다가, 안정기에 접어든 뒤 소폭 조정 기간을 거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업계 관계자는 "최근(3분기)부터는 실제로 꾸준히 궐련형 전자담배를 사용하는 이들만 남기 시작한 것으로 보인다"며 "신제품 출시 경쟁이 제 살을 깎을지, 시장을 키워 '윈-윈(Win-Win)' 할지는 두고 봐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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