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투업계 "돌파구는 IPO..경영권 위협 우려는 불가피"

신창재 교보생명 회장 / 사진출처: 교보생명 홈페이지

교보생명의 재무적 투자자(FI)들이 풋옵션 행사에 나서면서 교보생명 IPO(기업공개) 가능성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생명보험업계가 회계기준 IFRS17 도입 등을 앞두고 실적 부진을 면치 못하는 가운데 교보생명 역시 실적 하락이 예상되면서 IPO가 가장 현실적인 대안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12일 금융투자(IB)업계 등에 따르면 최근 어피너티에쿼티파트너스, IMM프라이빗에쿼티(PE), 베어링PEA, 싱가포르투자청(GIC) 등으로 구성된 교보생명 FI들은 풋옵션 행사를 의결하고 신창재 교보생명 회장에게 공식 통보했다. 이들이 소유한 지분은 24.01% 규모다.

FI들은 지난 2012년 대우인터내셔널, 캠코 등이 보유한 교보생명 지분을 1조2054억원에 매입했다. 그러면서 2015년 말까지 상장되지 않으면 신 회장 개인에게 지분을 되팔 수 있는 풋옵션을 받았다. 약속 시한을 3년여 경과한 현시점에서 FI들은 풋옵션을 요구하고 나선 상태다.

신 회장의 지분율은 올해 상반기 말 기준 특수관계인 포함 36.91%. 풋옵션을 만족시키기 위해서는 신 회장이 지분의 상당 부분을 팔아 1조원이 넘는 자금을 마련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교보생명은 IFRS17과 K-ICS 등 강화되는 건전성 규제에 2조~5조원가량의 자금까지 필요한 상황이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지분율이 흩어지는 것을 우려해 교보생명이 IPO 외의 방안을 모색할 것이라는 견해도 있다. IPO 자체가 경영권 위협으로 이어질 수 있는 탓이다. 

금투업계 관계자는 "교보생명이 신주발행 IPO를 진행해야 하는 것은 필수적으로 보인다"면서도 "다만 신 회장의 지분이 희석되는 경우 적대적 M&A 등에 노출될 우려는 있다"고 말했다.

앞서 교보생명은 지난 8월 IPO를 포함한 증자 추진을 위해 대표주관사로 NH투자증권과 크레디트스위스(CS) 등 2곳을 낙점한 바 있다. 이사회는 상장주관사 보고서를 받아본 이후 다시 논의한다는 입장이다. 

교보생명 관계자는 "현재 증자를 위한 실무적인 검토는 진행 중"이라며 "주관사의 보고서가 나오면 이를 토대로 이사회에서 논의가 이뤄질 것이다. 아직 구체적인 이야기는 나오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한편 생보업계 1위인 삼성생명은 지난 8일 올 3분기에 순이익 2975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전년 동기 대비 13.2% 감소한 수준이다. 영업이익도 3865억원을 기록하면서 2.7% 줄었다. 

한화생명도 같은 날 3분기 순이익이 1440억원으로 지난해보다 28.4% 감소했다고 발표했다. 영업이익은 2208억원으로 16.7% 줄어들었다. 

업계에서는 교보생명의 실적 역시 전년 동기 소폭 하락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교보생명의 금년 3분기 실적은 이달 15일께 발표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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