큰 이변없이 미국 중간선거가 마무리됨에 따라 국내외 금융시장의 관심은 다시 미국 연준의 통화정책 스탠스와 이달 말로 예정된 G20 정상회의로 이전될 것으로 보인다. 미국 중간선거 결과 상원은 공화당이, 하원은 민주당이 다수당을 차지하면서 시장 예상에 부합했다.

시장에서는 공화당이 상·하원을 모두 장악할 경우 트럼프 정부의 추가 감세 정책 강행에 따른 미국 경제 과열, 미 국채가격 하락(국채금리 상승) 등의 부작용 발생 가능성을 우려해 왔다. 하지만 민주당이 하원을 장악함에 따라 재정적자를 늘여 추가적인 경기 부양을 하려는 트럼프 정부의 재정정책은 일정 부분 제동이 걸릴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반면, 무역정책의 경우 미국은 대통령과 행정부의 권한을 바탕으로 단독 추진할 수 있는 부분이 많다는 점에서 대외 무역정책 기조가 크게 달라질 가능성은 크지 않을 것으로 점쳐진다. 즉, 무역정책과 관련해서는 의회 다수당의 변화보다 트럼프 대통령의 속내가 중요하다고 할 수 있다.

지난 10월 추락했던 국내외 주식시장을 돌려세운 주요 배경 중 한 가지가 트럼프 대통령의 중국 시진핑 주석과의 전화 대화 및 유화적 제스처였다는 점을 고려하면 이같은 스탠스가 중간선거 이후에도 변심하지 않고 유지될 수 있을지가 주요 관건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일단 트럼프 대통령이 중간선거 직후 중국산 알루미늄에 최고 176%의 보복관세를 새로 부과한 데 대해 아직 중국의 대응이 나타나지 않고 있고, 이에 대한 시장의 민감도가 크지 않은 모습이다. G20 정상회담을 앞두고 향후 미국과 중국의 사전 무역협상 행보가 어떻게 진행될지에 대해서는 계속 확인이 필요한 상황이다.

한편, 지난주의 11월 FOMC 회의에서 연준은 기준금리를 동결했지만, 성명을 통해 경제활동과 고용이 강한 속도로 확장되고 있다고 평가해 12월 FOMC 회의에서 추가 금리 인상 가능성을 시사한 것으로 해석되고 있다. 12월 금리 인상 가능성은 이미 시장에 노출된 이슈라는 점에서 이 자체가 시장에 충격을 주지는 않는 추이다.

지난 9월 FOMC 회의 당시 점도표에 따르면 미국 연준은 현재 기준금리를 올해 한 차례 더 인상하고, 내년에는 세 차례 추가 인상을 예고 중인 상황이다.

다만, 지난 10월 초 금융시장의 변동성 확대를 초래했던 연준의장의 매파적 발언을 희석하기 위한 신호가 없었다는 점은 아쉬운 대목이다. 이와 관련 이번주에 다수 연준 인사들의 발언이 예정돼 있다는 점과 미국 물가지표 발표가 예정돼 있다는 점에 관심이 필요해 보인다.

특히 지난달 초 '기준금리가 여전히 중립금리와 멀리 떨어져 있다'는 발언으로 증시 조정의 빌미를 제공한 바 있는 파월 연준 의장의 연설도 예정돼 있다. 이번에는 연준의장이 비둘기파적인 발언을 통해 시장의 우려를 완화시켜 줄 수 있을지도 주요 변수가 될 전망이다.

지난 주말 중국의 최대 쇼핑 이벤트인 광군제에서 하루 만에 34조원 이상의 매출이 발생했다는 소식과 다음주부터 대기 중인 미국의 블랙프라이데이와 사이버먼데이 등 연말 쇼핑 시즌의 본격화는 국내외 소비 관련주들에 대한 긍정적 기대요인이다.

하지만, 시장 전반에 대한 투자심리 안정 여부는 미국 연준의 통화정책 스탠스와 미·중 간의 갈등 완화 여부가 주요 변수라는 점을 고려하는 시장 대응이 필요할 것으로 관측된다.

유화증권 투자분석팀 김승한 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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