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직 합치고 1조원 투자하지만…3분기 실적은 '적자'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이 '한국의 아마존'을 외치며 온라인 사업 강화에 나섰다. 기존 오프라인 시장의 성장이 꺾이면서 온라인 사업으로 제2의 성장을 이끌겠다는 계획이다.

그러나 시장 반응은 시원찮다 못해 싸늘하다. 방향에는 동의하면서도 온라인의 '치킨게임'에 대해 경계심을 드러냈다. 더욱이 신세계와 이마트는 올해 3분기 온라인 사업 부문에서 적자를 기록했다.

12일 업계에 따르면 앞서 신세계와 이마트는 각각 온라인 사업 부문을 떼어내 신설 회사를 만들고, 1조원의 투자유치를 통해 사업 확장에 나선다.

해외 투자운용사인 '어피니티'(Affinity)와 '비알브이'(BRV)가 온라인 신설 법인 출범 시 7000억원을 1차로 투자하고, 이후 3000억원을 추가적으로 낼 예정이다.

신세계그룹이 온라인 사업 강화에 나선 것은 기존 오프라인 사업이 주춤하기 때문이다. 내수 침체로 백화점 사업이 녹록지 않고, 내년 인천 신세계백화점 영업 종료 등의 악재도 있다.

실제 통계청에 따르면 유통업 매출 중 백화점 비중은 2016년 8.9%에서 올 3분기 7.8%로 1.1%포인트(P) 하락했다.

이마트 역시 실적이 꺾이기 시작했다. 올 3분기 이마트(할인마트 기준, 트레이더스 제외)의 영업이익은 7.7% 줄은 1780억원에 그쳤다.

새로운 성장을 위해선 울며 겨자 먹기로 온라인 시장에 참여할 수밖에 없는 상황인 셈이다. 신세계는 2023년까지 온라인에서 매출 10조원을 달성해 국내 1위 달성을 목표로 제시했다.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은 "지금까지 신세계그룹의 성장을 백화점과 이마트가 담당해 왔다면, 앞으로의 성장은 신설되는 온라인 신설 법인이 이끌게 될 것"이라며 "그룹의 핵심 역량을 모두 집중해 온라인 사업을 백화점과 이마트를 능가하는 핵심 유통 채널로 성장시킬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나 시장에서는 '반신반의'한 눈치다. 지난 5월 25일 47만5500원까지 올랐던 주가는 전주에도 26만4000원에 머물렀다.

신세계의 투자금이 큰 것은 맞지만, 물류센터 비용 등을 고려하면 남는 것이 별로 없다는 평이다.

더욱이 신세계는 올 3분기에도 올 3분기 온라인몰에서 영업이익을 내지 못했다. 오히려 총 매출액은 1450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2460억원)보다 41.2%나 줄었다. 합병을 앞둔 이마트몰도 마찬가지다. 올 3분기 매출은 2734억원으로 1.6% 줄었고, 49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워낙 온라인 시장의 경쟁이 치열하다 보니 존재감을 쉽게 드러내지 못하고 있는 것. 여기에 롯데와 11번가 등도 계속해서 투자를 늘리면서 쉽지 않은 싸움이 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업계에서도 신세계그룹의 온라인 투자 강화에 대해 웃어 넘겼다. 한 업계 관계자는 "기존 오프라인 시장의 성장이 정체되면서 유통 대기업들이 온라인 시장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면서도 "온라인은 오프라인 시장과 다르다"고 선을 그었다.

이어 "쿠팡이나 위메프도 적자는 내고 있지만, 매출은 늘리고 있다"며 "신세계가 적극적인 것은 맞지만, 지금과 같은 전략이면 시장에서 얼마나 성과를 낼 수 있을지 모르겠다"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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