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스타트업 로욜이 공개한 세계 최초 폴더블 스마트폰 플렉스파이.

치열한 경쟁이 펼쳐지는 스마트폰 시장에서 최근 주목할 만한 일이 발생했다. 중국이 삼성전자나 애플을 제치고 세계 최초의 폴더블폰(foldable phone)을 발표한 것이다. 폴더블폰이란 말 그대로 접히는 스마트폰으로 전면 디스플레이를 넘어 스마트폰 시장의 차세대 주력 상품이 될 것으로 예상되는 제품이다. 

폴더블폰은 화면을 반으로 접을 수 있어야 해 기존 스마트폰 기술을 뛰어넘는 첨단 기술이 필요한데 이를 중국이 가장 먼저 해낸 것이다. 주인공은 '로욜(royole)'이라는 중국 스타트업이 만든 '플렉스파이(flexpai)'. 단순히 접히는 것이 아니라 사양도 최신 플래그십 스마트폰에 뒤지지 않는다. 퀄컴의 스냅드래곤 8시리즈 프로세서를 탑재했으며, 1600만 화소와 2000만 화소 렌즈로 구성된 듀얼카메라를 달았다. 배터리도 3800mAh의 대용량이면서 고속 충전 기능을 제공한다. 

여기까지만 보면 세계가 로욜의 기술력에 놀라고, 삼성전자와 애플 주가는 폭락해야 정상일 것 같다. 하지만 실상 사람들의 반응은 시큰둥하다 못해, 과연 이 제품을 누가 살까란 부정적 반응이 대부분이다. 왜일까. 

이유는 겉모습만 그럴듯하지 내구성과 사용자 편의성, 휴대성 등 거의 모든 분야에서 제대로 기능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우선 운영체제가 구글 안드로이드 시스템이 아니라 자체 개발한 엉성한 프로그램이며, 무게도 320g으로 스마트폰이라고 부르기 민망할 정도다. 참고로 삼성전자의 최신 스마트폰 갤럭시노트9의 무게가 200g 정도다. 

또 화면이 접어지기는 하지만 접은 후 두께도 15mm를 넘겨 사실상 바지 주머니에 넣고 다니기가 불가능한 수준이다. 접힌 상태에서 디스플레이도 외부에 노출돼 아무리 조심히 사용하더라도 여기저기 긁힌 상처로 뒤덮일 것으로 예상된다. 로욜 스스로 이런 제품이 팔릴 것이라고 생각하는지 의심스러운 수준이다. 업계가 로욜이 터무니없이 낮은 완성도에도 무리하게 플렉스파이를 발표한 것이 홍보를 위한 꼼수일 것이라고 평가하는 이유다. 

대조적으로 삼성전자는 폴더블폰 출시에 신중한 모습이다. 지난 7일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린 '삼성 개발자 콘퍼런스'에서 삼성전자는 폴더블폰 디스플레이를 처음 공개했다. 접었을 때 사용하는 커버 디스플레이가 4.53인치, 펼쳤을 때 크기는 7.3인치로 알려졌다. 이날 행사에서는 펼쳐진 폴더블 디스플레이에서 유튜브와 인터넷 브라우저, 메신저 등이 동시에 실행되는 멀티태스킹 모습도 시현됐다. 기존 스마트폰에서는 구현할 수 없었던 기능이다. 

삼성전자는 구글과의 협력으로 폴더블폰에 최적화된 운영체제도 개발 중이라고 밝혔다. 접히는 스마트폰이 처음인 만큼 사용성을 최대한 강화하겠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아직 어떤 형태의 제품이 될지는 알 수 없지만 적어도 어이없는 수준의 질 낮은 중국 제품보다는 훨씬 좋을 것으로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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