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13대책 이후 매수세 급감..서울 아파트값 하락세 확산 추이

서울 아파트값 낙폭이 커지고 하락 지역도 확산하는 추이다. 강남에 이어 강북 내 아파트까지 가격이 떨어지며 이후 집값 변화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25개 자치구 대부분에서 매수세가 실종된 채 관망이 짙어지고 있어 하락지역은 점차 늘어날 것이라는 게 업계 중론이다.

5일 한국감정원의 ‘주간아파트 가격동향’에 따르면 지난주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 상승률은 0.02%를 기록했다. 전주(0.03%)보다 0.01%포인트 축소되면서 8주 연속 상승폭이 낮아졌다. 서울 아파트값 상승률은 지난 9월 3일 0.47% 고점을 기록한 이후 9·13 부동산대책 이후 매수세가 급격히 꺾였다.

강남3구(강남·서초·송파구)의 경우 이미 전주 통계에서 3개월여 만에 하락세로 돌아선 뒤 하락폭이 커져 2주 연속 하락했다. 지난주 서초구는 -0.07%, 강남구는 -0.06%, 송파구는 -0.05% 등의 상승률을 보였다. 서초구와 인접한 동작구도 지난주 1년 1개월 만에 하락해 0.02% 내렸다. 이 영향으로 강남 11개구 지역 상승률도 보합(0.0%) 전환했다.

강남권역 중개업소에 따르면 재건축 대상 아파트인 송파구 잠실동 주공5단지 아파트는 한달새 호가가 2억원 넘게 떨어졌다. 지난달 20억원에 달했던 전용면적 76㎡ 면적형 호가가 17억원대까지 내려갔다. 재건축 대표주자인 대치동 은마아파트도 전용면적 76㎡짜리 호가가 지난달에 18억5000만원까지 치솟았다가 이달 현재 16억원 후반대까지 고꾸라졌다.

하락세는 '아파트값 리딩 주자'인 강남을 넘어서 강북으로 번지는 분위기다. 대개 재건축을 포함해 강남 권역의 집값이 떨어지면 강북에 이어 수도권으로 하락세가 확산된다. 개발 호재 소식으로 거침없는 상승세를 보였던 용산구 아파트값은 지난주 -0.02%의 상승률을 기록하며 하락세로 돌아섰다. 용산구 집값이 하락한 것은 2015년 1월 이후 약 3년 10개월 만이다.

현재 서울 25개 자치구 중 5개 지역이 하락세로 돌아선 상태. 상황이 이렇게 되자 다음 하락 지역은 어디일지 시장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전문가들은 단기간 상승폭이 높았고, 세금 강화로 보유 부담이 커진 고가 아파트 밀집 지역인 마포구, 성동구, 영등포구, 서대문구 등이 하락세로 돌아설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보고 있다.

최문기 한국감정원 주택통계부 과장은 "대출규제 및 세금부담 등으로 추격매수가 급감하면서 서울 아파트 상승폭이 축소되고 있다"면서 "호가 하락에도 팔리지 않는 매물이 누적되면서 그간 급등했던 단지 위주로 가격이 빠질 것"이라고 말했다.

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 수석전문위원은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에 따른 매물 잠김 현상이 여전해 집값이 장기적으로 하락할지는 좀 더 두고 봐야 한다"며 "내년 1월달 겨울방학 이사철까지 거래가 안돼 쌓여 있는 매물이 많아지면 서울 집값은 하락장으로 돌아설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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