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유가 하락세...유류세 인하 효과 이상無"

정부의 유류세 인하가 시행되는 6일에 하루 앞서 미국이 이란산 원유 금수조치를 재개한다. 이 탓에 유류세 인하 효과가 반감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이란산 원유 수출 제재로 원유 공급이 부족해 국제유가가 급등하면 정부가 유류세를 인하해도 시중 주유소 기름값은 상승할 수 있기 때문이다. 다만 업계 전문가들은 이란산 원유 금수조치에도 국제유가는 오히려 하락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4일 업계에 따르면 이란산 원유 수출이 다시 막히면 전세계적으로 하루 평균 150만 배럴 정도의 공백이 생길 것으로 추정된다. 하지만 정작 미국의 이란산 원유 금수조치에도 국제유가는 하락하고 있다. 실제 2일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12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원유(WTI)는 전일 대비 0.9%(0.55 달러) 하락한 배럴당 63.14 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전날 브렌트유와 두바이유도 각각 2.15달러, 2.28달러 하락했다.

 미국이 5일부터 이란에 대한 제재를 재개하겠다고 발표했지만 8개국에 대해선 예외를 허용하기로 한 것이 국제유가 상승을 막은 결정적인 원인이다.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과 스티븐 므누신 재무장관은 이날 5일부터 이란에 대한 제재를 재가동하되 8개국에 대해서는 계속 이란산 석유를 수입할 수 있도록 예외를 인정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다만 미국이 굳이 예외를 허용하기 전에도 중국과 인도는 오히려 이란산 원유수입을 늘려왔다. 중국은 10월 들어서도 셋째주까지 하루 80만배럴의 이란산 원유를 수입했다. 인도 역시 지난 9월과 10월에 각각 하루 60만 배럴, 50만 배럴의 이란산 원유를 수입했다. 앞서 미국은 금수조치 시행일인 5일까지 이란산 원유수입을 '제로(0)'로 감축하라고 요구했지만 이들 정부는 말을 듣지 않았다.

 게다가 이란산 원유 금수조치로 발생할 수 있는 공급 부족분을 러시아와 미국이 채우고 있다는 점도 국제유가를 지탱하고 있다. 현재 사우디는 10월 들어 하루 평균 1065만 배럴을 생산하며 역대 최고치 수준에 근접한 것으로 나타났다. 러시아도 10월 하루 평균 1140만 배럴을 생산해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미국도 사우디와 러시에 필적한다. 지난 8월 미국 원유 생산량은 41만6000배럴 급증한 1134만6000배럴을 기록했다.

 때문에 업계 관계자들은 국제유가 급등으로 유류세 인하 효과가 반감할 것이란 기존 우려는 기우라고 말했다.  실제 10월 다섯째주 전국 주유소에서 판매된 보통 휘발유 평균가격은 전주보다 L당 평균 0.3원 오른 1690.0원을 기록했다. 18주 연속 상승하긴 했지만 상승폭은 급격히 줄어들었다. 앞서 10월 넷째주 휘발유 값은 L당 평균 3.5원 상승한 바 있다.

 한편, 정부는 6일부터 유류세를 6개월 간 한시적으로 인하한다. 유류세 15% 인하에 따라 휘발유는 L당 최대 123원, 경유는 L당 87원, LPG·부탄은 L당 30원씩 각각 판매가격이 인하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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