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연합뉴스

 

여느 때보다 추울 것이란 겨울이 현대차에 한발 먼저 찾아왔습니다. 최근 현대차는 강한 한파에 시달리고 있습니다. 실적은 충격적이고 전망은 캄캄합니다. 현대차를 바라보는 시선도 냉랭하기만 합니다.

현대차의 3분기 영업이익은 2890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76%나 감소했습니다. 9400억원 정도로 추정된 시장 예상치에 3분의 1도 안되는 수준입니다.

리콜과 안전 사양 관련 일회성 비용이 5000억원 발생한 게 주요인으로 꼽힙니다. 신흥국 통화 약세도 영향을 줬다고 합니다.

일회성 비용만 문제라면 다행인데 그렇지가 않습니다. 현대차가 3분기 세계시장에서 판매한 자동차는 110만7000대로 지난해 같은 기간 111만9000만대보다 줄었습니다. 중국에서 판 차량이 6% 감소했기 때문입니다.

중국과 함께 현대차의 주요 시장인 국내에서도 판매가 소폭 감소했고 미국에서는 불과 1%가량 판매가 늘었습니다.

무역분쟁 등의 영향으로 미국과 중국에서의 자동차 수요가 줄어든 영향입니다. 자동차 판매는 경기에 선행하는 면이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수요는 더 줄어들 가능성이 큽니다. 최근 신흥국뿐 아니라 미국과 중국도 경기 둔화 우려가 확산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애널리스트 중에서는 중동 내 판매량에도 민감할 수 있는 상황이란 분석을 하는 경우가 있을 정도로 수요 전망은 암울합니다. 티끌도 모아야 할 정도로 상황이 나쁘다는 뜻입니다. 중동은 기타지역으로 분류되는 시장입니다.

3분기 실적 악화의 주범인 대규모 비용 발생이 이번 한 번으로 그치지 않을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옵니다. 차량 A/S 등에 필요한 돈을 쌓아두는 판매보증부채 규모가 늘어나는 리콜 비용보다 부족해 당분간 판매보증부채를 계속 적립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이런 근거를 바탕으로 국내 증권사들은 현대차의 목표가를 줄줄이 끌어내렸습니다. 신용등급에도 빨간불이 들어왔습니다.

글로벌 신용평가사인 무디스는 지난 1일 현대차의 신용등급 전망을 '안정적'에서 '부정적'으로 조정했습니다. 비우호적 영업환경과 지속적인 비용 압박으로 앞으로 1~2년간 수익성이 취약할 것이란 이유를 들었습니다.

국내 신평사인 한국기업평가도 신용등급 전망을 '부정적'으로 바꿨습니다. 전망이 부정적이란 것은 신용등급을 내릴 가능성이 커졌다는 뜻입니다. 같은 날 스탠더드앤드푸어스는 신용등급을 하향했습니다.

현대차에 불어닥친 한파를 보면 '10조원 한전 부지'가 생각납니다. 현대차는 2014년 삼성동 한국전력 부지를 10조5500억원에 샀습니다.

국내 신평사인 한국기업평가도 신용등급 전망을 '부정적'으로 바꿨습니다. 전망이 부정적이란 것은 신용등급을 내릴 가능성이 커졌다는 뜻입니다. 같은 날 스탠더드앤드푸어스는 신용등급을 하향했습니다.

현대차에 불어닥친 한파를 보면 '10조원 한전 부지'가 생각납니다. 현대차는 2014년 삼성동 한국전력 부지를 10조5500억원에 샀습니다. 현재 12조원 정도인 기아차의 시가총액과 큰 차이가 없는 돈입니다.

당시 예상된 가격은 5조원 정도였습니다. 이 가격도 추가로 들어갈 투자 비용도 만만치 않아 '승자의 저주'에 빠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왔습니다.

이 돈을 한전 부지 매입이 아니라 매물로 나왔던 재규어-랜드로버, 볼보, 크라이슬러 등 글로벌 자동차 업체의 지분 인수에 썼다면 현대차는 세계 시장에서의 브랜드 가치 제고, 기술력 향상 효과를 누리고 있을 것입니다. 그랬다면 현대차를 향한 시선이 지금보다는 덜 차가울 가능성이 큽니다. 9조원이면 이 회사들을 모두 살 수 있었습니다. 남은 돈은 전기차 등 미래차 연구개발 비용으로 쓸 수 있었을 것입니다.

글로벌 자동차 브랜드보다 비싼 한전 부지는 4년째 착공도 못 하고 있습니다. 현재 현대차의 상황을 바라보면서 '10조원 한전 부지'가 떠오를 수밖에 없는 이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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