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주말 글로벌 증시가 소폭 반등했지만, 한 주간 급락 충격에 따른 여파는 완전히 해소되지 못한 채 불안감이 남아 있는 모습이다. 최근 금융시장의 변동성을 확대시킨 변수들에 대한 점검을 통해 향후 흐름을 가늠해 보는 과정이 불가피해 보인다.

지난 8월 중순부터 9월까지만 해도 국내외 증시는 반등을 모색했던 시기로 평가된다. 당시에는 올해 11월 초의 미국 중간선거를 앞두고 G2 무역분쟁 봉합 기대심리 증가 및 미 연준의 공격적인 금리인상 우려 완화 등의 기대가 달러화 지수 반락과 신흥국 금융시장의 불안정 완화로 이어지는 모습을 보였다.

반면, 10월 들어서는 1) 10월초 연준의장의 9월 FOMC 회의 당시와 다른 매파적인 발언 -> 통화긴축 기조 강화 우려 증가 -> 미국 국채금리 금리 급등 -> 달러화 지수 상승 -> 신흥국 금융불안 확대, 2) G2 무역분쟁 격화속에 군사, 외교 다방면으로 갈등수위가 높아지면서 G2 무역분쟁 봉합 기대심리 약화 및 10월 미국의 중국에 대한 환율조작국 지정 우려 증가, 3) 11월 미국의 대 이란 제재를 앞두고 국제유가 급등, 4) 10월 EU의 예산안 처리를 앞두고 이탈리아의 재정적자 규모 관련 EU내 갈등이 심화되며 이탈리아 국채금리 상승, 5) IMF의 세계 경제성장률 전망치 하향 조정 영향 등이 맞물려 6) 미국증시 변동성이 커지며 일정부분 알고리즘(프로그램) 매물 출회를 자극했을 가능성 등이 이번 증시 변동성 확대의 주요 배경으로 해석되고 있다.

여러가지 악재들이 중첩된 상황으로 보이지만, 이중 가장 중요한 이슈는 미국의 통화정책과 G2 무역분쟁 봉합 기대가 10월 들어 9월과 크게 달라진 점을 주식시장이 민감하게 반영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에 따라 단기적으로 금융시장은 9월 FOMC 회의 결과와 10월 초 연준의장 발언 간의 격차를 반영한 후 안정을 찾아가는 흐름이 전개될 것으로 예상된다. 중기적으로는 11월 말 G20 정상회담을 계기로 미국 트럼프 대통령과 중국 시진핑 국가주석이 만나 G2간의 제반 갈등을 완화할 수 있을지 여부가 주요 관건이 될 것으로 관측된다.

10월 초 파월 연준 의장이 기준금리가 중립금리와 아직 멀리 떨어져 있다는 발언을 하면서 급등했던 미국의 10년물 국채금리는 지난주 후반 다소 반락한 가운데 달러화 강세도 다소 주춤해지고 있다. 미국 통화정책에 대한 우려가 초래한 시장 충격은 상당부분 반영되었을 가능성을 시사하는 부분이다.

또한 미국 재무부가 중국을 환율조작국으로 지정하지 않고, 관찰대상국으로 유지할 가능성이 지난주 후반 미국 언론에서 전해지고 있다. 이는 G2간의 갈등 확대 우려를 낮출 것으로 기대되는 부분이다. 다만, 이같은 시장의 기대와 달리 미국이 중국을 환율조작국으로 지정하는 강수를 쓸 경우 미중간 갈등이 환율전쟁으로 확대돼 국내외 금융시장의 변동성을 더욱 키울 수 있음에 따라 발표 결과에 대한 확인이 필요해 보인다.

한편, 최근 주가 급락으로 인해 국내증시의 12개월 예상 주가수익비율(PER)은 2010년 이후 하단 부근인 약 8배 수준에 근접한 상황. 12개월 예상 주가순자산비율(PBR)도 약 0.9배 수준으로 1배를 하회해 2008년 미국 금융위기 및 2015년 중국 경기 경착륙 우려 당시 수준에 근접해 있다. 이는 추가적인 지수 하락 압력의 완화 가능성을 기대하게 하는 지표다.

반면, 지난주 신흥국증시의 검은 목요일을 초래했던 미국증시는 밸류에이션이 높아진 상황에서 조정 국면을 맞고 있다는 점이 부담요인이며, 과거의 조정처럼 단기 기술적 조정으로 그칠지 여부가 관건이 될 전망이다. 한국 등 글로벌 주식시장은 미국의 경기 및 주가 하락에서 자유로울 수 없기 때문이다.

특히, 미국 증시 상승을 주도했던 IT 섹터의 상승 추세 복원 여부가 주요 변수다. 그동안 미국 및 글로벌 증시 상승을 주도했던 미국 기술주의 주가 흐름에 대한 의심이 커지게 되면 글로벌 증시 불안 상황도 계속될 수 있다. 3분기 어닝시즌 실적 발표를 통해 미국의 핵심 IT 기업들이 시장의 우려를 해소할 수 있을지도 중요한 변수로 예측된다.

유화증권 투자분석팀 김승한 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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