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 연합뉴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의 경영시계가 다시 돌기 시작했다. 특히 재계에서는 신 회장의 수감 기간동안 지지부진했던 롯데그룹의 해외사업에 가속도가 붙을 것으로 보고 기대감을 드러내고 있다.

9일 롯데그룹에 따르면 신 회장은 지난 5일 항소심에서 집행유예를 선고 받고 경기 의왕시 서울구치소에서 나온 뒤 바로 롯데월드타워를 찾아 황각규 부회장 등 주요 임원들과 만났다. 그동안 밀린 '과제'를 해결하기 위한 자리였다.

이후 신 회장은 6일과 7일 이틀동안 서울 종로구 가회동 자택에서 짧은 휴식을 취한 뒤 잠실 롯데월드타워 집무실로 출근해 업무를 시작했다. 신 회장은 출근 직후 황각규 부회장을 비롯한 4개 사업부문(BU)장을 만나 출소 당일보다 구체적인 보고를 받았다. 

신 회장이 장기간 부재한 가운데서도 이 기간동안 롯데는 신 회장이 가장 신뢰하는 경영 파트너 황 부회장을 중심으로 국내 사업을 차질 없이 유지했다. 문제는 주주들의 공감대와 오너의 결정권이 필요한 대규모 해외투자였다.

이에 재계에서는 신 회장 복귀 이후 최우선적으로 해외사업을 챙길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도네시아에서 추진 중인 약 4조원 규모의 유화단지 건설사업을 비롯해 동남아 유통식품기업 인수 계획 등이 우선 검토 선상에 올라있다. 앞서 롯데는 올해 국내외에서 10여건, 총 11조원 규모의 M&A를 검토하거나 추진했지만 신 회장의 부재 영향으로 연기되거나 참여를 포기했다. 신 회장이 복귀한 만큼 앞으로는 탄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동시에 중국의 사드 보복 이후 매각을 진행 중인 중국 롯데마트 사업 등 해외 사업 전반도 재점검한다. 지배구조 개선을 위한 지주사 체제 전환도 추진한다.

이런 사업들을 위해서는 일본 롯데 측과의 대화가 필요한 만큼 이르면 오는 주말 신 회장이 직접 일본으로 건너갈 가능성이 크다. 쓰쿠다 다카유키 롯데홀딩스 대표 등 일본 롯데 전문경영인을 만나 경위를 설명하고 지배구조를 공고히할 필요가 있어서다.

또 재계에서는 롯데가 총수 부재로 올해 국내 5대 그룹 중 유일하게 투자와 고용 규모를 확정짓지 못한 만큼 이와 관련된 신 회장의 '통 큰' 발표가 있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신 회장은 앞서 2016년 10월 경영비리 관련 검찰 수사를 받은 직후 5년간 7만명을 신규채용하고 40조원 규모의 투자를 추진하는 내용의 그룹 개혁안을 발표했다. 따라서 재계에서는 롯데가 이를 뛰어넘는 새 투자안을 발표할 것으로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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