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주 연준의장의 발언 여파에 따른 미국 국채 금리 급등과 달러화 강세, 가파른 국제 유가 상승 등이 신흥국 주식시장을 압박하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주식시장이 3분기 어닝시즌의 펀더멘탈 궤도로 복귀하기 위해서는 주변 여건에 대한 시장 민감도 완화 여부가 전제조건이 될 것으로 보인다.

우선 미국 10년물 국채 금리는 3.2%를 넘어서며 2011년 5월 이후 최고치를 기록하고 있다. 이 여파로 미국 달러화 지수가 다시 강세로 전환하고 신흥국 금융시장의 변동성이 확대된 상황이다.

미국 연준의장은 10월 초 워싱턴에서 열린 포럼에서 미국 경기에 대한 자신감을 보이며, 현 금리가 중립 수준에서 먼 거리에 있다고 언급했다. 이로 인해 향후 연준의 통화정책 기조 변화 가능성에 대한 시장 우려 증가가 미 국채 금리 급등으로 이어지고 있다.

9월 FOMC 회의 당시, 올해 12월 한 차례의 추가 금리 인상과 내년에 세 차례 금리 인상이라는 기존 가이드라인을 유지해 시장에서 불확실성 완화로 해석됐던 반면, 최근 연준의장의 발언이 매파적으로 해석되면서 경계요인으로 등장했다. 9월 FOMC 회의 결과와 10월 초 연준의장의 발언에서 시사된 통화정책 기조에 차이가 존재하고 있는 만큼 당분간 금융시장은 이 격차를 반영하는 흐름이 전개될 것으로 관측된다.

연준의 통화 긴축 강화 여부는 물가 상승 압력과 연동된다는 점에서 금주에 발표될 미국의 물가지표 추이와 이에 대한 달러화의 반응이 주요 관건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10월 초 미국 서부텍사스원유(WTI) 가격이 배럴당 76 달러를 넘어서고, 브렌트유 가격은 한때 86 달러를 넘어서는 등 국제유가가 2014년 11월 이후 최고치를 기록하고 있다.

미국의 베네수엘라 경제 제재에 이어 대 이란 제재가 11월 초부터 시작될 예정임에 따라 국제 원유수급 여건 악화 가능성에 대한 우려가 국제유가에 영향을 주고 있다. 미국의 이란 제재가 현실화될 경우 원유 공급 축소가 우려되는 상황이다.

배럴당 70~80 달러의 유가 수준은 일부 원유 수출국의 펀더멘탈 개선에 기여할 수 있다는 점에서 글로벌 전체 경기의 악영향은 제한적일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반면, 90 달러를 넘어 유가 상승세가 계속될 경우 소비 위축 및 물가상승 등 부정적인 글로벌 경기 영향이 우려되고 있다.

또한 10월 중에는 미국 재무부의 환율보고서 발표가 예정돼 있는데 주요 관건은 중국과 한국의 환율조작국 지정 여부가 될 것으로 보인다.

미국이 환율조작국으로 지정할 수 있는 경우는 1) 교역촉진법 3가지 요건(대미 무역수지 흑자 200억 달러 초과, 경상수지 흑자 GDP대비 3% 초과, 반복적 외환시장 개입)을 만족시킬 경우, 또는 2) 종합무역법(대규모 경상수지 흑자국, 유의미한 대미 무역수지 흑자국)에 의해 재무부 장관이 환율조작이라고 판단할 경우이다.

중국과 한국은 교역촉진법 3가지 요건을 모두 충족하지 않는 반면, 종합무역법은 구체적인 기준이 없어 환율조작국 지정 가능성이 있다는 점이 경계 요인이다.

환율조작국으로 지정될 경우 해당국에 투자한 미국기업에 대해 금융 지원이 중단되고, 해당국은 미국 내 경제활동에서 각종 제재를 받게 된다. 미국이 무역 협상 우위를 위해 중국을 환율조작국으로 지정할 경우 중국뿐만 아니라 중국으로 중간재 수출 비중이 큰 국내 경제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점이 우려되는 대목이다.

종합해 보면 미국과 중국의 무역분쟁이 격화되고, 군사적으로도 갈등 수위가 높아진 상황에서 연준의 정책금리 인상 기조 강화 가능성으로 미 국채 금리 상승과 달러화 강세가 수반되고 있는 점은 신흥국 금융시장이 직면한 부담 요인이다.

당분간 국내외 금융시장은 9월 FOMC 결과와 10월 초 연준의장 발언 간의 격차를 반영한 후 안정을 찾아가는 흐름이 전개될 것으로 관측된다. 대외 여건의 불확실성 증가 속에 어닝시즌을 맞고 있는 만큼 실적 호전주 중심의 시장 접근이 보다 필요해진 상황으로 관측된다.

유화증권 투자분석팀 김승한 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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