잇단 악재에 올해 주가 60% 하락…"반등 기미 안 보여"

한샘

지난해 성추문에 곤욕을 겪었던 국내 1위 가구업체 한샘이 이번엔 정부의 주택시장 규제에 직격탄을 맞았다. 거래가 '뚝' 끊기면서 주가도 올해 들어 60% 넘게 폭락했다.

문제는 언제 상황이 나아질지 예측하기 어렵다는 점이다. 주택시장이 규제에 묶여 있는 상황에서 경쟁이 더욱 치열해지고 있어서다.

불안감이 커지면서 연초 18만원이던 주가는 8일 6만8800원으로 장을 마감했다. 1년도 안 되는 사이에 61.8%나 급락한 셈이다. 같은 기간 코스피 지수가 9.1% 하락한 점을 고려하더라도 초라한 성적이다.

심리적 지지선인 10만원대가 꺾이고, 반등의 기미가 안 보이면서 주주게시판에서는 이제 "장 열리는 것이 두렵다"고 호소할 정도다.

글로벌 기업인 이케아 앞에서도 당당하던 한샘이 무너지기 시작한 것은 지난해 사내 성폭행 사건이 발생한 다음부터다. 소비자 불매운동으로 이어지면서 실추된 브랜드 이미지가 좀처럼 회복하지 못하고 있다.

실적은 더욱 말썽이다. 올 3분기 연결 기준 매출액은 5071억원으로 예측된다. 지난해보다 8.8% 줄어든 수치다. 영업이익은 41%나 감소한 235억원으로 추정된다.

앞으로 상황도 녹록지 않다. 당장 주택매매거래량부터 줄었다. 주택매매가 줄면 인테리어 수요가 줄면서 한샘의 실적도 악화할 수밖에 없다.

실제 전국 주택매매거래량은 7월 6만4000호, 8월 6만6000호로 평균 6만5000호를 기록 중이다. 지난해보다 각각 35%, 32% 줄었다. 2013년 고성장에 진입하기 직전 5년 평균인 7만1000호보다도 낮다.

시장 상황은 나빠졌는데, 경쟁은 더 치열해졌다. 현대리바트는 지난해 800개였던 주방가구 제휴점을 올해 말까지 1300개 이상으로 늘릴 계획이며, 모 그룹인 현대백화점이 한화L&C까지 인수했다. 이케아는 지난 8월부터 온라인 판매를 시작했다.

장문준 KB증권 연구원은 한샘에 대해 "쉽지 않은 국면이 계속되고 있다"며 "정부의 주택시장 규제강화 등에 따라서 주택거래량이 급감한 가운데 IKEA의 본격적인 온라인 판매 돌입한 것이 영향을 미쳤다"고 평가했다. 이어 "현대백화점그룹의 지원에 힘입은 현대리바트의 사업확장 등으로 국내 경쟁의 심화가 예상된다"고 내다봤다. 

기대를 모았던 한샘의 해외사업 역시 표류하고 있다. 중국에 대리점을 냈지만, 실적이 신통치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한 증권업계 관계자는 "한샘의 주가하락에는 바닥이 보이지 않고 있다"며 "해외 성과가 가시적으로 나타나거나, 국내 주택시장 거래량이 급증하기 전까지 쉽지 않은 상황이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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