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네트웍스, AJ렌터카 3천억원에 인수…'양강구조 구축'

SK네트웍스

SK네트웍스가 AJ렌터카를 품고 롯데렌터카 추격에 나섰다. '승자의 저주'를 우려하는 목소리도 있지만, "일단 해볼 만하다"는 평이 우세하다. 시너지 효과가 충분하기 때문이다.

앞서 SK네트웍스는 지난달 21일 AJ렌터카의 지분 42.2% 취득하기로 했다. 인수가액은 약 3000억원이며, 취득 예정 일자는 오는 12월 31일이다.

인수대금은 보유 현금과 차입으로 마련할 예정이지만, 내년까지 보유 중인 비효율 자산을 매각해 자산 효율화도 추진하기로 했다.

SK네트웍스가 AJ렌터카를 인수하기로 하면서 주가는 요동치기 시작했다. 인수 전인 8월 말 4480이던 주가는 4일 5460원으로 21.8%나 뛰었다. 같은 기간 코스피 지수가 2% 넘게 하락한 점을 고려하면 우수한 성적이다.

투자자들은 앞으로 SK네트웍스의 렌터카 사업 경쟁력이 강화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기존 SK네트웍스와 AJ렌터카의 합산 시장점유율은 지난 6월 말 기준 21.9%로, 1위 사업자인 롯데렌터카와의 격차가 2.4%포인트(p)에 불과하다.

올 상반기 말 자동차 보유 대수도 SK렌터카 9만4000대, AJ렌터카 7만7000대로 합치면 17만1000대까지 늘어난다. 1위인 롯데렌터카(19만대)와의 격차가 크지 않다.

시장 내 경쟁 구도가 1강 3중(롯데렌터카·SK네트웍스·AJ네트웍스·현대캐피탈) 체제에서 2강 체제로 재편된 셈이다.

SK네트웍스와 AJ렌터카의 시너지도 충분하다. SK네트웍스는 개인과 장기 중심인 반면 AJ렌터카는 법인과 단기 위주이기 때문에 중복되는 부분이 없다. 오히려 SK네트웍스는 중고차판매 부문에서 AJ렌터카의 경험을 활용할 수 있다.

박소영 한국신용평가 수석애널리스트는 "지분인수는 대규모 자금 소요·연결 기준 차입금 증가 등 재무안정성 측면에서 부담요인이나, 렌터카 사업 경쟁력 강화를 통한 이익창출력의 제고 가능성을 고려하면 신용도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이라고 평가했다.

유재선 하나금융투자 연구원도 "규모의 경제가 가능한 운영 대수와 중고차 판매의 구조적 성장을 바탕으로 렌터카 부문 이익의 질적 개선이 기대된다"고 분석했다.

실제 삼성증권과 신한금융투자, 하나금융투자, 케이프투자증권 등이 SK네트웍스에 대한 목표 주가를 높였다.

다만 실적에 대한 부분은 좀 더 지켜보자는 쪽이 우세하다. 내년 SK네트웍스의 연결 영업이익은 단순 합산 기준 기존 추정치보다 21% 증가된다. 그러나 AJ 렌터카의 높은 부채비율과 인수 자금 확보를 위한 차입금 등을 고려할 때 지배주주 순이익은 큰 변화가 없을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백재승 삼성증권 연구원은 "시너지 확보 여부에 따라, 이번 인수가 기업가치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에 대한 판단이 달라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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