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계 금융사들 소매금융시장 두고 시각차..초반 매각결과 두고 신한은행 판정승

지난해 말 한국 신한은행은 호주 ANZ은행의 베트남 리테일부문을 인수했다.[사진출처:미디어써클]

베트남의 소매금융을 팔아버린 호주의 ANZ은행과 이를 인수한 한국 신한은행간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외국계 은행간 베트남 소매금융시장을 바라보는 시각차가 크기 때문인데 일단 초기에는 신한은행의 판단이 우위를 차지했다.

1일(현지시간) 은행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말 신한은행에 소매금융부문을 매각한 이후 호주 ANZ은행의 이윤이 75% 가까이 감소했다.

ANZ은행의 반기 재무재표에 따르면 2018년 상반기 경영성과는 썩 좋지 않았다. 상반기에 받아든 성적표는 세후 이익으로 410억동(약 20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지난 2017년 동기 1710억동(약 85억원)의 약 25% 수준에 불과하다.

ANZ은행은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전 부분에서 이익이 감소했다. 그나마 이익을 낸 부문도 순이자수입과 외환 경영에서 얻은 순이자가 각각 40%와 15%를 차지했다. 결과적으로 영업활동에서 발생하는 순이익은 전년 동기 2360억동(약 118억원)에서 1030억동(약 51억원)으로  줄었다.

순이익이 급감한 이유로는 지난해 신한은행에 소매금융부문을 매각한 것이 컸다. 당시 ANZ은행의 소매금융 부문은 베트남에서 12만5000명의 개인고객을 확보하고 있었다. 대출금은 3억2000만 호주달러, 예금잔고는 8억 호주달러였다. 작지 않은 수준이다.

그럼에도 ANZ은행이 소매금융부문을 매각한 이유는 경영전략에 따른 것이다.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기업금융부문에 집중하고 효율적인 시스템을 개발하는 ‘선택과 집중’을 하기 위해서다.

이같은 전략은 당장에는 순이익 급락이라는 결과로 돌아왔지만 장기적인 관점에서 조금씩 효과를 발휘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실제 적극적인 영업이 없었음에도 ANZ은행의 총자산은 2분기를 기준으로 연초 대비 16% 증가했다. 주요원인은 국영은행 예금 유치와 다른 신용조직들에 대한 대출금 증가를 들 수 있다.

ANZ은행 관계자는 "은행의 자본 간소화 및 이를 통한 자본의 효력 향상을 위해 소매금융을 매각했다. 그래도 2018년 상반기의 결과는 자본 이익률이 동기에 비해 25% 수준으로 실망스럽다"고 말했다.

신한은행은 박항서 감독을 비롯한 베트남국가대표 축구팀을 광고모델로 적극적인 영업을 펼치고 있다.[사진출처:미디어써클]

반대로 신한은행은 베트남에서 소매금융을 크게 강화하고 있다. 신한은행은 베트남에서 상위 3사에 들겠다는 목표를 세웠는데 이는 현지 은행과의 경쟁도 마다하지 않겠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소매금융부문을 강화하고 있는 이유다.

실제 최근 신한카드는 베트남에서 푸르덴셜 파이낸셜이라는 금융사를 1억5100만 달러에 인수해 신용카드 부문을 강화해 나가고 있다. 신한은행은 신한카드와 시너지를 통해 소매금융시장에 공격적인 영업을 예고 중이다.

얼마 전에는 베트남에서 가장 인기있는 박항서 감독을 내세워 많은 현지 고객들을 확보했다. 각종 은행상품과 전속모델에도 베트남 축구국가대표팀을 발탁해 신한은행 브랜드 알리기에 나서고 있다.

한편, ANZ은행은 지난 8월 중순에 Ms. Jodi West를 대표이사로 임명했다. 앞서 3월 중순에는 Mr. Dennis Hussey회장을 해임하고 기업고객부서 사장인 바익 튀 하(Bach Thuy Ha)를 임시 회장으로 위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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