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 증시의 특징은 달러화의 강세 기조가 주춤해진 가운데 선진국과 신흥국 주식시장의 디커플링 현상이 완화된 점이다.

올해 4월 이후 미국 연준의 기준금리 인상 강화 우려 및 G2 무역분쟁 격화 우려, 터키발 신흥국 금융시장 불안 등이 신흥국 증시 디커플링의 주요 배경으로 작용한 바 있다.

G2 무역분쟁은 계속되고 있지만, 11월의 미국 중간선거와 G20 정상 회담 등을 앞두고 분쟁 해결을 위한 접촉이 이어질 가능성에 대한 기대, 미 연준의 공격적인 금리 인상 우려 완화 등이 Risk on(위험자산 선호) 모드로 이어진 것으로 해석된다. 신흥국 채권지수와 선진국 채권지수간 차이를 나타내는 이머징 신용위험 스프레드는 9월 들어 하향 안정세를 나타내고 있다.

G2의 9월 고위급 무역협상이 취소되고, 3차 관세 부과에 이어 4차 관세 카드도 거론되고 있어 무역분쟁의 장기화 가능성에 대한 우려는 여전히 잠재해 있다. 다만, 무역분쟁 격화로 인한 자국 기업들의 이익 훼손과 경기 둔화는 미국과 중국 모두 원하지 않은 결과물이다. 따라서 11월 미국 중간선거와 G20 정상회담 등을 앞두고 분쟁 해결을 위한 접촉이 이어질 가능성에 대한 시장 기대심리는 유효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10월 미국 재무부의 환율보고서 발표 전후에는 중국 위안화 등 신흥국 통화 가치의 약세보다는 동반 반등 가능성이 기대되는 상황. 당분간 이머징마켓 증시는 G2 무역분쟁 이슈에 대한 민감도가 다소 낮아질 것으로 기대된다.

트럼프 대통령의 지지율이 최근 40% 이하로 하락하고, 공화당의 인기도 동반 하락하고 있다는 점은 11월 중간선거를 앞둔 트럼프 정부에 부담 요인이다. 중국은 미국의 대두 수출량 중 60% 이상을 수입해 왔는데 미국과의 무역분쟁 시작 이후 미국산 대두 수입을 계속 감축해 왔다.

이는 미국산 대두 가격 급락 및 트럼프 정부에 대한 지지율의 하락으로 이어지고 있다. 미국 대두 생산의 상당부분이 중서부 지역에 집중돼 있다. 2016년 대선 당시 대두 최대 생산지역 10개주 중에 8개주(아이오와, 네브래스카, 인디애나, 미주리, 오하이오, 사우스다코타, 노스다코타, 캔자스)에서 트럼프의 지지율이 높았던 바 있다.

또한 중국은 트럼프 정부의 관세 부과에 대한 보복조치로 미국 IT를 비롯한 제조업계의 공급 체인에 타격을 줄 수 있는 원재료나 장비 등의 대미 수출규제 방안을 검토 중이라는 소식이 전해지고 있다. 해당 방안이 실제 실행될 경우 그동안 미국 경기와 주식시장 상승을 견인했던 IT 중심의 주요 기업들에게 부메랑으로 돌아갈 가능성도 제기된다.

무역전쟁의 부정적 여파에 대한 우려는 미국 내 비판 여론의 확산과 지지율의 추가하락으로 이어질 수 있다. 향후 트럼프의 보호무역 강경 정책도 이같은 여론에서 자유로울 수는 없을 것으로 관측된다.

9월 FOMC 회의에서는 미국 연준이 기준금리를 2.0~2.25%로 인상했다. 점도표를 통해 오는 12월 한 차례의 추가 금리 인상과 내년 세 차례 금리를 올리는 기존 가이드라인을 유지했다. 반면, 연준은 정책 성명서에서‘완화적’이라는 문구를 삭제해 통화정책이 중립적(Neutral) 영역에 진입했음을 시사했다. 또한 연준 의장은 물가 급등의 우려는 아직 크지 않다고 평가해 금리 인상 강화에 대한 시장 우려는 다소 완화됐다. 이는 달러화의 일방적 강세에 제동을 걸 수 있는 요인으로 기대되고 있다.

미국의 기준금리 인상으로 인해 국내 기준금리와의 역전폭은 0.75%포인트로 벌어졌다. 미국이 연내에 금리를 추가로 올린다면 국내 금융시장에서는 한미 금리차 역전폭 확대로 자본유출 우려가 더욱 커질 수 있다는 점이 경계요인이다.

다만, 올해 외국인의 국내 국채 및 주식 순매수 추이를 살펴보면 한미간 금리차 확대가 바로 외국인 자금 유출로 이어지지는 않고 있다. 과거 사례를 고려하면 외국계 자금은 금리차이 자체보다는 원달러 환율 변동에 보다 민감하게 반응해 왔다. 따라서 향후 원화가치 안정 여부가 더욱 중요할 전망이다.

한미 기준 금리차 역전폭 확대에도 달러 대비 원화 환율이 안정적으로 움직인다면 단기간 내 외국인 자본의 급격한 유출 우려는 크지 않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올해 한미 금리차 확대에도 외국인들은 국내 금융시장에서 채권 매입을 지속하고 있는데, 이는 달러화 채권에 비해 원화 채권 금리가 낮더라도 환율에서 이익을 낼 수 있기 때문이다.

경상수지 흑자 기조 지속과 4000억 달러를 넘어선 한국의 외환보유액 등 대외 건전성 여건들을 고려할 때 달러 대비 원화 환율의 변동성 확대 가능성은 단기간 내에는 크지 않을 것으로 점쳐진다.

아울러 미국 국무장관의 10월 방북 기대와 일각에서 제기되고 있는 2차 북미 정상회담을 통한‘빅딜’ 가능성에 대한 기대심리 등이 맞물려 한국물 CDS 프리미엄이 2008년 미국발 금융위기 이후 가장 낮은 30bp대로 들어서고 있다. 이같은 환경들은 당분간 원화가치 변동성 완화에 긍정적인 기대요인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다만, 현재는 한국의 수출 호조세가 국내 자산가치에 긍정적인 영향을 주는 환경인 반면, 중장기적으로는 G2 무역분쟁 격화 여부와 이머징통화의 약세 동조화 재연 여부가 가변적인 변수로 작용할 것으로 예측된다.

10월에는 삼성전자의 잠정실적 발표를 시작으로 3분기 어닝시즌이 본격화된다. 이에 따라 실적개선 기대 기업 중심으로 종목별 주가 차별화 예상된다. 국내증시 전반으로는 수출 호조 지속에도 불구하고 G2 무역분쟁 여파로 주가지수 조정폭이 커진 채 3분기 어닝시즌을 맞고 있다. 이는 지수 반등 기대 여건이다.

그러나 국내증시의 분기별 영업이익은 올해 3분기에 실적 고점을 형성한 후 둔화 전망이 현재 시장 컨센서스인 상황이다. 3분기 어닝시즌 이후에는 국내증시의 어닝모멘텀이 약화될 가능성이 있다는 점은 고려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10월에는 코스피 대비 주가 상대강도 강화가 기대되는 종목군인 3분기 및 4분기 실적 호전 기대주, 매크로 지표에 영향이 적은 성장주, 중국 소비시즌 관련주, 남북 경협 관련주, 연말 고배당 기대주 등에 대한 관심이 필요할 것으로 관측된다.

유화증권 투자분석팀 김승한 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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