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었던 추석연휴동안 여러가지 국내외 이슈들이 등장했지만, 글로벌 금융시장은 다행히 대체로 안정적인 흐름을 나타냈다. 연휴기간 발생한 네 가지 주요 이슈들과 이에 대한 시장의 평가를 점검해 보자.

우선 주요국의 무역분쟁 문제. 미국은 지난주 24일부터 중국산 수입품 2000억 달러에 대해 10%의 추가 관세 부과를 시작했다. 중국도 예고한대로 600억 달러 규모 미국 제품에 대해 5~10%의 보복 관세 부과를 시작하고, 9월 27~28일 열릴 예정이던 미.중 무역 협상을 취소했다.

또한 미국 무역대표부(USTR)는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 개정 문제와 관련, 캐나다가 핵심적인 부문들에 대해 양보를 하지 않고 있다고 평가했다. 9월 30일까지 협상이 타결되지 않으면 멕시코와 양자협정 체결후 캐나다를 협정에 포함시키는 방향으로 진행할 것이라고 경고에 나섰다.

이에 대해 시장은 G2 무역분쟁이 2라운드에 접어든 가운데 미.중 협상이 취소된 점, 캐나다와 NAFTA 협상이 불투명해진 점 등은 무역분쟁의 장기화 조짐이라는 점에서 경계요인으로 평가하고 있다. 반면, G2가 당초 예상됐던 25%보다 낮은 추가 관세율을 주고 받았다는 점과 여전히 추후 대화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다는 점은 무역분쟁에 대한 시장의 우려 완화 및 민감도를 낮출 수 있는 요인으로 평가하고 있다.

두 번째는 추석 연휴동안 신흥국 통화 변동성 완화와 국제 유가 상승 이슈다. 아르헨티나 중앙은행 총재가 취임 3개월만에 사임하면서 페소 환율에 대한 우려가 증가하기도 했지만, 터키 리라와 남아공 랜드화 등을 비롯한 주요 이머징 취약국의 통화 변동성은 추석 연휴기간 중 안정적인 흐름을 나타냈고, 달러화는 약세를 기록했다.

또한 OPEC과 러시아 등 산유국들이 미국의 대 이란 제재부활에 따른 공급 차질에 대비하기 위해 증산에 나설 것으로 관측돼 왔지만, 산유국 장관급 공동점검위원회(9월 23일)에서 별다른 증산 계획을 발표하지 않으면서 유가는 상승폭이 확대됐다.

이와 관련 최근 터키의 리라화 통화 가치 반등은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이 터키에 억류된 미국인 목사의 석방 시기 임박 가능성을 언급한 데 영향을 받은 것으로 해석되고 있다. 또한 달러화 반락과 맞물린 일정 부분의 국제 유가 상승은 위험자산 선호무드가 이어짐을 시사하는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세 번째는 미국의 9월 FOMC 회의, 미국 연준은 9월 FOMC 회의에서 기준금리를 2.00∼2.25%로 0.25%포인트 인상하고 올해와 내년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상향조정했다. 파월 연준 의장은 점진적인 금리인상의 필요성을 강조한 반면, 금리인상을 가속화할 물가 급등은 관찰되지 않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이와 관련 장기화 조짐을 보이고 있는 미.중 무역갈등과 3%대로 들어선 미국 10년물 국채금리 흐름은 글로벌 금융시장에 부담요인이다. 반면, 달러 약세 현상은 신흥국 금융시장에 대한 우려완화 요인으로 기대되고 있다. 이같은 달러화 약세의 배경은 연준의 9월 기준금리 인상에 대한 시장 선반영 및 트럼프 대통령의 지지율 하락과 중간선거 이후 트럼프 정부의 정책 연속성에 대한 불확실성에 따른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네 번째는 2차 북미회담 개최 및 관계 개선 기대심리 증가다. 유엔총회가 열린 미국에서 개최된 한미 정상회담에서는 2차 북미 정상회담을 조율하기 위한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의 방북이 공식화되고 교착상태에 빠진 북미 협상의 돌파구가 마련됐다.

북미 정상회담 개최 시기와 관련, 트럼프 대통령은 가까운 장래라고 언급한 반면 폼페이오 국무장관은 10월 또는 이후로 언급해 시기가 조율되고 있는 것으로 해석되고 있다. 북한이 비핵화 관련 가시적 성과를 내놓을 경우 11월 중간선거 이전 2차 북미회담 개최 가능성도 예상되고 있다. 일각에서는 11월 6일 예정된 미국 중간선거 이전에 한반도 비핵화를 둘러싼 북미간 '빅딜'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이같은 시장 환경들을 살펴보면 미국과 중국의 추가관세 발효 등 G2 무역분쟁이 지속되고 있는 점과 미 연준의 추가 금리 인상에 따른 시장 금리 상승 등은 신흥국 금융시장에 여전히 부담스러운 여건이다. 반면, 당초 예고된 25%보다 낮은 관세가 우선 부과된 점과 11월 G20 정상회의 일정이 예정돼 있다는 점은 추후 협상 가능성을 기대하게 한다는 측면에서 일정부분 우려 완화요인으로 평가된다.

국내증시의 경우에는 한미 기준 금리차 확대가 부담요인이지만, 최근 달러화 가치 반락 흐름 및 북미 정상회담 개최 등에 따른 원화가치 변동성 완화 등이 긍정적인 대목이다. 이는 외국인의 국내증시 복귀 가능성과 남북 경협주에 대한 시장 기대심리를 자극하는 요인으로 작용할 것으로 기대된다.

유화증권 투자분석팀 김승한 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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