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격, 메뉴, 식문화등 현지화 미흡이 결정적인 요인

맥도날드는 베트남에 진출하면서 10년내 매장 100개를 목표로 했지만 현재 17개에 그쳤다.[사진출처:미디어써클]

전세계를 정복한 패스트푸드의 최강자 맥도날드와 버거킹은 왜 베트남에서 참패를 면치 못하고 있을까? 두 브랜드 모두 이미 수천만 달러를 쏟아부었지만 베트남에서 매장이 10여개 밖에 없다.

18일(현지시간) 현지매체들이 맥도날드와 버거킹이 베트남 손님을 크게 유치 못 하는 실패 이유를 소개해 눈길을 끈다. 

결론은 가격과 메뉴, 음식문화 등 현지화 실패다. 현재 패스트푸드 음식은 전세계에서 영향력이 나날이 강해지고 있다. 

100개 국가에 버거킹은 1만6000개, 맥도날드는 3만6000개 매장을 보유하고 있다. 손님들은 취향에 맞는 다양한 형태의 매장에서 음식을 먹을수 있다. 예를 들면,  뉴질랜드 타우포에서는 사용하지 않는 비행기로 꾸민 매장을 이용할수 있다. 

IBIS World 데이터에 따르면 전세계 패스트푸드 시장은 6510억 달러에 달한다. 하지만 이런 패스트푸드의 거인들이 정복할 수 없는 시장은 바로 베트남이다.

지난 2014년에 맥도날드가 베트남에 첫 매장을 오픈할 때 수십명이 빅맥(BigMac)을 사기 위해 줄을 서고 기다렸다. 그런데 4년이 지난 지금 맥도날드는 전국에 매장이 17개 밖에 없다. 

버거킹도 마찬가지다. 2011년에 베트남 시장에 진입한 이후 지금까지 매장은 11개에 불과하다.

맥도날드와 버거킹은 베트남에서의 실패가 '이상하다'고 인정했다. 그들은 전세계뿐만 아니라 아시아 시장에서도 아주 성공했기 때문이다.

실제 중국과 일본에서 수천개의 매장을 운영하고 있다. 일본 버거킹은 2008년에 12개로 시작해 2017년에 98개로 늘어났다. 중국에 있는 4개의 패스트푸드 체인 중에 맥도날드는 KFC의 뒤를 이어 2위이며, 버거킹은 4위다. 

하지만 베트남에서는 완전히 다르다.

2014년에 맥도날드는 10년후 100개 개장을 오픈하겠다고 계획을 밝혔지만 지금 17개에 그쳤다. 지난 2012년에 버거킹이 4000만 달러를 투자하면서 2016년까지 60개 매장을 오픈하겠다고 목표를 잡았지만 올해까지 13개다.

Vietcetera웹사이트 공동 창업자 하오 짠(Hao Tran)에 따르면 "해외 패스트푸드 체인이 베트남에서 잘 안되는 이유는 간단하다. 베트남 사람들은 뭔가 먹고 싶으면 길거리에서 노점에 들어가 바로 빵이나 국수를 먹을 수 있다. 패스트푸드를 운영하는 거인들은 경쟁해야 하는 노점 경쟁자들을 낮게 평가했다. 하노이와 호치민에서 매장을 오픈하는데 주력했지만 현지 사람들은 두 브랜드말고도 선택할수 있는 곳이 많다"고 밝혔다.

안드레아 응우웬(Andrea Nguyen) 요리사 겸 쿠킹북 저자에 따르면 "맥도날드와 버거킹의 샌드위치보다 베트남의 전통빵이 매우 싼 편"이라고 말했다.

음식관련리서치 업체인 EC데이터에 따르면 베트남 사람들은 외식에 큰 금액을 사용하는데 그중에 78%가 길거리와 전통 시장에서 지불하며, 단지 1%만 패스트푸드에서 음식을 산다.

길거리 노점상에 비해 패스트푸드 체인의 음식이 비싸고 다양하지 않다[사진출처:미디어써클]

베트남에는 음식 서비스를 제공하는 매장이 54만여개가 있는데 그중에 43만여곳은 현지의 작은 가게와 길거리 노점상이다. 8만여곳은 음식과 음료수를 포함해 온라인으로 주문하거나 테이크아웃 등을 위한 가게다. 2만2000개는 바나 커피숍이며 그중에 7000개가 패스트푸드 매장이다.
 
하오 짠 (Hao Tran)은 "지난 30~40년 동안에 시장은 빠르게 성장하고 있지만, 최근 20년 이내를 기준으로 보면 대부분 길거리에서 노점들이 많이 생겼다. 이는 집에 나가자마자 선택이 많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설명했다.

즉 맥도날드와 버거킹은 베트남 사람들이 원하는 메뉴와 가격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는 의미다. 현지화에 실패다.

반대로 좋은 예는 KFC다. 지난 1997년에 첫 매장을 베트남에서 열었지만 당시 베트남 음식 시장은 다양했다. 7년 후에도 KFC 매장은 10개 밖에 늘리지 못했다. 그때 KFC의 해법은 현지인의 입맛에 맞는 메뉴로 변경한 것이다. 대표적인 메뉴가 베트남 시장만을 위한 햄버거 및 닭고기 밥이다. 메뉴의 성공이후 지금까지 21개의 도시에 KFC매장은 130개가 있다.

KFC가 책정한 가격도 베트남 수준에 적당하다. 맥도날드와 버거킹 같은 해외 패스트푸드는 가격이 높다. 전통 식당에서는 그 반 값에 더 많은 사람들이 먹을 수 있다.

호치민시에서 식당을 운영하는 잉 쯔랑(Iny Tran)은 "베트남 사람들은 점심 식사에 보통 1~3달러 가격이면 충분하다. 단체로 많이가기 때문에 여러 형태의 음식을 고를수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가격외에 음식을 서비스 하는 방식도 이유다. 외국사람들은 본인이 좋아하는 음식을 고르지만 베트남에서는 가족형태로 식사가 진행된다. 그러다보니 버거는 나누기가 쉽지 않다. 

현지 외식업체 관계자는 "베트남 사람들이 필요하는 것은 여러사람이 나눌 수 있는 음식과 닭고기가 있어야 한다는 점이다. 버거를 볼 때 닭고기는 나쁘지 않지만, 나머지는 베트남 사람들이 좋아하지 않는 형태"라고 설명했다.

그러다 보니 2016~2018년 패스트푸드 매장을 방문하는 손님은 31%가 줄었다. 반면, 동기간 노점을 찾는 손님은 70% 증가했다. 

그는 "베트남에서 운영되고 있는 미국 패스트푸드 체인을 보면 버거와 닭, 이탈리아 음식 등 크게 3가지로 나뉘어 진다. 이중에 이탈리아 음식은 다른사람과 나누어 먹기 쉽기 때문에 아시아 국가들과 잘 어울린다"고 말했다

현재 맥도날드와 버거킹이 2.8%, KFC가 11.4% 그리고 Pizza Hut이 21.3%의 시장을 점유하고 있다. 맥도날드와 버거킹은 베트남 사람의 입맛에 맞는 메뉴 조정작업에 들어간 상태다. 

맥도날드는 구운 돼지고기와 달걀 프라이를 메뉴에 보충하고 버거킹은 생선밥을 추가했다. 전문가들은 "베트남 전통음식과 경쟁을 많이 해야 한다. 현지 입맛을 충족시키는 노력을 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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