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픽사베이)

제로레이팅(Zero-rating)이란 특정 서비스에 대해 이동통신사가 데이터 사용량을 전액 혹은 부분적으로 무료 제공하는 것을 말한다. 

통신사와 콘텐츠제공회사(CP) 간의 제휴를 통해 특정 콘텐츠 서비스에 소비자의 데이터 이용료를 부과하지 않는 것이다. 동시에 콘텐츠에 대한 접근성을 높여 통신비를 아끼려는 소비자는 물론 CP에게도 좋은 방안으로 주목받고 있다. 

최근 삼성전자가 최신 스마트폰 갤럭시노트9을 출시하면서 제로레이팅에 더욱 많은 관심이 쏠리고 있다. SK텔레콤과 KT 등 이통사들이 발 빠르게 관련 마케팅을 준비 중이기 때문이다. 

이통사를 통해 갤럭시노트9을 사면 검은사막, 배틀그라운드 등 인기 게임을 할 때 올해 말까지 데이터 과금을 하지 않기로 한 것. SK텔레콤과 KT는 모바일 IPTV로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중계를 볼 때도 제로레이팅을 적용한다. 

그러나 제로레이팅이 만능은 아니다. 이를 바라보는 업계의 불안이 특히 크다. 시장 왜곡이 걱정되는 것이다. 특히 회사 규모가 작은 CP들은 자본력을 갖춘 이통사와 불리한 협상을 진행할 수밖에 없다는 점을 우려한다. 

이통사가 불공정 계약을 밀어붙이면 이를 받아들여야 하기 때문이다. 이통사는 또 업체별로 콘텐츠를 차별하는 망 중립성 훼손 논란에 휘말릴 수 있다. 제로레이팅이 CP의 비용 부담을 늘려 통신비 인하 효과를 상쇄할 것이란 관측도 제기된다. 

제로레이팅의 취지에는 모두가 공감하지만, 누구도 만족할 수 없는 상황인 셈이다. 업계에서는 이통사의 '갑질'을 막는 동시에 망 중립성도 최대한 보존할 수 있도록 정부가 확실한 가이드라인을 정해주길 바라고 있다. 

데이터 폭증이 예상되는 5G(5세대) 통신망 시대가 성큼 다가온 이때 제로레이팅 정책을 안착시킬 수 있는 정부의 역할이 필요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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