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용평가 제대로 없고 은행 이용률 낮다 보니 사채시장 활개

베트남에서 블랙 크레디트"(Black credit)란 물질 재산이 아닌 대출자의 목숨으로 담보하는 방식을 말한다.[사진출처:미디어써클]

일명 '검은신용'이라고 불리는 블랙크레딧(Black credit)이 베트남에서 골치거리로 떠올랐다.

베트남은 신용에 대한 평가기준이 열악하고 은행 이용율이 낮다. 게다가 도박이 일상화 돼 있어 제도권밖의 사채업자들이 활개를 치고 있다.

최근에는 금융시스템의 부재로 은행 접근이 어려운 젊은 사업가들이 이 시장을 노크하면서 사회적 문제로 대두됐다. 국차차원에서 사채시장을 제도화 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는 이유다.   

21일 열린 베트남 경제포럼 중소기업의 자본구조에 대한 세션에서 '블랙 크레딧'이 많은 참석자들의 관심을 받았다.

응우웬 킴 후엉 기업구조조정합작회사 이사는 "기본적으로 중소기업은 자본구조가 열악한 상황"이라며 "젊은 사람들이고 열정을 가지고 비지니스를 시작하지만 은행에 대한 접근이 어렵고 자본시장에 무지하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 집단의 실질자본은 20~30%에 불과하며, 나머지는 가족이나 친구, 형제자매에 의존한다"며 "중소기업들은 60% 이상이 이러한 검은신용의 자금으로 이뤄져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정부가 중소기업을 돕기 위해 이러한 자금을 합법화 할수 있도록 만들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중소기업의 자본지원을 위해 블랙크레딧 시장을 합법화 해야 한다는 주장이다..[사진출처:미디어써클]

후이 투안 금융감독위원회 부위원장은 "블랙크레딧의 합법화를 위해 세무당국은 적절한 세율을 산정할 합리적인 증거들이 필요하다"며 "세계적으로 이 시장은 오랬동안 은행업무의 형태로 존재했지만 인정되지 않았다. 어떤 형태로 변화시킬지 해결책을 생각해 봐야 한다"고 말했다.

이처럼 블랙크레딧이 베트남 경제포럼에서 뜨거운 관심을 받는것은 사회적으로 문제가 심각해 졌기 때문이다.

베트남에서 '블랙크레딧'은 대출자의 목숨으로 담보해야 하는 위험한 시장이다. 담보재산이 없어도 대출기관은 항상 부채를 회수하는 방법을 알고 있다. 높은 연이율에도 하루에 몇백동에서 몇천동의 이자를 지불하고 있다.

대출자들은 월 21%, 연 252%의 이자가 현재 은행대출 금리의 20배 이상 높다는 것을 알지 못한다. 대상은 연수생, 학생, 공무원, 농민, 중소기업인 등 다양하다. 채권추심 방식은 잔인하다.

많은 사람들이 재산과 가족을 잃고 심지어 자살로 이어진다. 도박 등이 만연한 사회분위기도 이런 사채시장을 부추긴다. 대표적으로 올해 열린 월드컵 기간동안 전국적으로 수천대의 오토바이와 차량이 담보로 잡혔으며, 수십명이 사채에 손을 댔다가 자살로 이어졌다. 

베트남 법무법인 한 변호사는 "국가가 관련 정책을 조정하기를 기다리는 동안, 사람들은 어떤 방법으로든 자신을 보호해야한다"며 "블랙크레딧에  절대 손을 대면 안 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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