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까지 최대 5개은행 상장...앞서 선진금융시스템으로 금융시장 재조직

베트남이 현지은행들을 글로벌 플레이어로 육성하기 위한 플랜에 본격 시동을 걸었다. 향후 2년 내 금융조직을 재편하고 오는 2025년까지 3~5개 은행들을 해외시장에 상장시키기로 했다.

금융시스템 개선을 위해서 선진 금융자본을 끌어들인다는 계획이다. 이를 위해 현지은행의 신규설립은 쉬워지게 규제를 완화하는 반면, 해외자본의 신규면허는 제한하는 규제강화 카드를 꺼내 들었다.

대신 해외자본이 현지은행을 인수한 뒤 구조조정을 통해 100% 해외자본으로 전환하는 것은 허용된다. 급성장하는 베트남 경제를 신성장 동력으로 삼고 싶은 글로벌 자본들을 현지 금융시장에 접목시키겠단 의미다.

베트남 정부당국은 현지은행의 세계화 플랜에 시동을 걸었다.[사진출처:미디어써클]

■ 최소 2~3개 은행, 아시아 100위권 안으로

정부당국이 제출한 '베트남 은행부문의 발전전략'이 최근 응우웬 쑤언 푹 총리에 의해 승인됐다. 주요골자는 '글로벌 플레이어 육성'이다.

단계적으로 오는 2020년까지 부실채권 및 취약한 신용기관 구조조정을 통해 금융시스템을 재구성한다. 이후 오는 2025년 말까지 최소 2~3개 은행을 아시아지역에서 총자산 상위 100위권 안으로, 외국 주식시장에는 3~5개 은행을 상장시킨다.

세부적으로는 우선 베트남은행의 독립성과 책임성을 점진적으로 높인다. 적절한 화폐정책과 인플레이션을 통제로 거시경제 안정을 지원하는 역할을 위해서다.

국립은행의 검사 및 감독제도의 효율성도 제고된다. 그 일환으로 오는 2025년까지 국제회계기준에 맞춰 은행을 관리하기로 했다.

금융취약지역에 대한 금융지원을 대폭 확대하고, 현저히 높은 현금사용 비율을 2020년 말까지 10% 이하로, 2025년까지 8% 수준으로 줄인다는 계획이다. 특히 2년 동안은 부실채권 및 신용취약 시스템개선에 초점을 맞춘다는 입장이다.

브이 딘 후에 부총리는 해외자본의 은행 신규면허 발급을 제한할 것이라고 했다.[사진출처:미디어써클]

■ 해외자본, 성장동력으로 활용

이같은 금융시장의 재조직은 해외자본을 적극 활용할 것으로 보인다. 베트남 중앙은행은 최근 응우엔 쑤언 푹 총리의 지시에 따라 상업은행과 비은행 금융기관 설립, 사업 운영 등에 관한 규제 등을 완화하는 개정안을 공개했다. 

우선 상업은행 설립 시 주주는 정관 자본금 50% 이상 주식을 5년 동안 보유해야 하는 '보유 규제'가 철폐된다. 5년 내에도 언제든지 주주가 주식을 팔수 있게 됐다. 은행의 인수합병과 해외자본유치의 걸림돌을 제거한 것이다.

또한 자본에 기여할 수 있는 재정 능력을 설립 주주에게 요구하도록 한 현재의 요구 사항 등을 철폐한다. 금융사의 설립에 관해서도 2개 이상의 기관을 설립한 주주, 충분한 재원 확보 등의 현행 요건을 폐지한다.

중앙은행은 규제 완화를 포함해 총 257건의 사업 요건을 철폐해 단순화할 방침이다. 이번 규제완화의 핵심방향은 은행 설립과 매매가 쉬워진다는 것이다. 이는 거꾸로 외국자본에게는 신규면허를 제한하도록 한 규제 강화안과 맞물려 있다. 

브이 딘 후에 부총리는 최근 열린 포럼에서 "정부는 외국자본이 소유하는 은행설립에 대한 신규면허를 제한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하지만 베트남의 중소형 은행을 매입한 뒤 100% 외국자본 소유 은행으로 전환하기 위해 구조조정을 하는 것은 허용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앞으로는 베트남 현지은행 인수를 통해서만 제한적으로 은행권 진입을 인정하겠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이같은 흐름을 보면 결국 선진금융자본에게 현지 은행들을 인수하도록 유도해, 자연스럽게 구조조정을 통한 체질개선과 금융시장의 재조직을 이뤄낼 것이란 해석이 가능해진다.

하나은행은 베트남 시장 확대를 위해 BIDV인수를 추진중이다.[사진출처:미디어써클]

■ 인수합병 시장 꿈틀 

부총리는 매물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그는 "Oceanbank, VNCB 및 GPBank와 같은 은행을 매각할 것"이라며 "대규모 국유자본을 보유한 공동 상업은행인 어그리뱅크의 경우 오는 2019년까지 기업공개(IPO)일정이 나올 것"이라고 말했다.

후에 부총리는 "BIDV와 비엣컴뱅크 또한 자본확충을 위해 국유자본을 매각할 예정"이라며 "베트남의 신용기관수가 계속 늘어나고 있어 관리개선이 이루어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국유은행의 민영화와 중소형 은행들이 매물로 나오면서 외국투자자들의 관심도 커질 전망이다. 베트남의 4대 국영은행 중 하나인 BIDV의 잠재적인 전략적투자자는 한국의 KEB하나은행으로 알려졌다. 현재 양 은행은 중앙은행의 최종 승인만 기다리고 있다. 

이미 베트남에 진출한 외국계 은행들이 점포망을 늘리고 자본금을 확충하는 등 영업을 확대 중이다. 말레이시아의 퍼블릭은행은 지난달 베트남 중앙은행으로부터 하노이, 호치민, 다낭에 3개 지점 및 2개 출장소에 대한 승인을 받았다.

앞서 6월에는 한국의 우리은행이 타이응웬, 하남, 하이퐁, 동나이 및 빈즈엉에 지점과 출장소를 설치했다. 5월 중순에는 한국의 신한은행이 하노이와 호치민에 4개 지점을 추가, 총 30개 전국망을 가진 최대 외국은행이 됐다.

같은달 홍콩 뱅크오브차이나 호치민지점은 자본을 8000만 달러에서 1억 달러로 확충했으며, 한국의 농협은행은 자본금을 3500만 달러에서 8000만 달러로 증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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