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분기 어닝시즌이 마무리 국면으로 들어가면서 최근 터키와 러시아 등 신흥시장의 금융불안이 시장의 우려 요인으로 등장하고 있다. 

미국은 간첩 혐의로 약 2년간 터키에 억류된 미국 브런슨 목사 석방 협상을 터키 법원이 거부함에 따라 지난 8월초 터키 수출품에 대한 관세면제 특혜 해제를 발표한 바 있다. 

이후 지난 주말에는 미국 트럼프 대통령이 연초 이후 진행 중인 리라화 약세에 문제를 제기하고 터키산 알루미늄과 철강에 대해 관세를 기존의 두배 수준으로 상향 방침을 밝히면서 터키 금융불안이 심화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또한 지난 3월 영국에서 발생한 이중 간첩 암살 사건과 관련, 러시아의 국제법 위반을 근거로 미국은 지난주에 러시아에 대한 추가 제재를 발표했다. 국가안보와 관련된 품목·기술에 대한 수출금지 등이 이달 22일부터 발효될 예정으로 있다. 

터키 리라화 환율은 지난 10일 하루 동안에만 장중 20% 이상 급등할 만큼 불안한 흐름을 나타내며 현재 사상 최고치를 기록 중이다. 러시아 루블화는 2016년 11월 이후 최고치를 기록하고 있다. 이같은 달러 대비 환율 급등은 해당국 통화의 가치 급락을 의미한다. 

터키의 경우 2017년 기준 GDP 대비 재정수지와 경상수지가 모두 적자를 기록 중인 경제 펀더멘탈 취약국인 데다 외환보유고 대비 단기외채 수준이 높아 채무불이행 위험이 높은 상황인 점이 우려요인이다. 터키의 디폴트 선언시 지리적으로 인접한 유럽 은행들에게 피해가 발생할 수 있다는 점도 경계요인이다. 

물론 터키가 세계 GDP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약 1.3% 수준에 불과하고, 유럽 은행들로부터의 대출 규모는 1,200억 달러 내외 수준으로 평가되고 있다. 또한 유로존 국가가 아니라는 점에서 유로존 및 글로벌 금융불안의 확산 개연성은 크지 않을 것이라는 평가가 아직 우세한 상황이다. 

반면, 최근 시장이 우려하는 부분은 미국과 무역분쟁 중인 중국의 주식시장 및 위안화 등 자산 가격 하락에 이어 터키와 러시아 등 미국과 갈등 중인 신흥국들로 금융 불안 지역이 확산되고 있다는 점이다. 또한 미국은 최근 이란에 대한 제재도 부활해 미국발 글로벌 정치 리스크가 확산되고 있는 모습이다. 

이는 달러화의 추가 강세 무드를 조성할 수 있는 환경이라는 점에서 비 달러화 자산인 이머징마켓 금융시장에는 부담요인으로 등장하고 있다. 

7월 들어 유로존 및 이머징마켓과 미국간의 경기모멘텀 차이가 좁혀지는 흐름을 보이면서 달러화의 일방적 강세에 제동이 걸리고, 선진국과 신흥국 주식시장의 디커플링(차별화) 현상도 다소 완화될 것으로 기대되던 상황에서 커다란 암초가 등장한 셈이다. 

미국 트럼프 대통령이 오는 11월 중간선거를 앞두고 어느 시점에서 인가는 주변 국가들과의 갈등 봉합에 나설 것으로 기대되고 있지만, 최근 미국의 글로벌 대비 압도적인 나홀로 경기 호황과 지지율 상승을 배경으로 강경책을 이어가고 있어 갈등 봉합 시점을 예단하기가 쉽지 않은 형국이다. 

당분간 이머징마켓 자산가격과 통화가치 흐름의 불확실성이 커질 수 있는 시기라는 점에서 주식시장 접근은 보수적으로 대응하되, 실적 호전 전망에도 불구하고 주가 조정폭이 커진 종목들에 대해서는 바겐 헌팅의 기회가 될 것으로 관측된다. 

유화증권 투자분석팀 김승한 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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