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영인 회장 장남 허진수 부사장 구도로

SPC 허영인 회장의 장남 허진수 부사장(왼쪽)과 차남 허희수 부사장

SPC그룹의 경영 승계 구도가 명확해지고 있다. 허영인 회장의 차남인 허희수 부사장이 '대마 밀반입·흡연 혐의'로 경영서 물러나면서 장남인 허진수 부사장에게 힘이 실렸다.

그룹의 지주사인 파리크라상의 지분도 허 회장에 이어 형인 허진수 부사장이 두 번째로, 승계 구도의 윤곽이 드러났다는 평이다. 

8일 업계에 따르면 서울동부지검 형사3부는 허희수 부사장을 마약류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구속, 수사 중이다. 허희수 부사장은 대만 등지에서 액상대마를 몰래 반입하고, 흡연한 혐의를 받고 있다.

허영인 회장의 차남인 허희수 부사장은 2007년 파리크라상에 입사해 경영수업을 시작했다. 미국 유명 버거 체인점인 '쉐이크쉑'을 국내에 성공적으로 안착한 공을 인정받아 지난 2016년 10월 마케팅전략실장(전무)이 부사장으로 승진했다.

그러나 불미스러운 사건으로 허희수 부사장은 모든 보직에서 해임됐다. 앞서 제빵기사 고용 문제로 곤욕을 겪은 상황에서 허희수 부사장의 마약 문제까지 확산하면 그룹 이미지 타격이 불가피하다는 판단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SPC그룹은 입장문을 통해 "불미스러운 일로 심려를 끼쳐드린 점 진심으로 사과드린다"며 "허희수 부사장에 대해 그룹 내 모든 보직에서 즉시 물러나도록 했다"고 강조했다. 이어 "향후 경영에서 영구히 배제하도록 조치했다"고 덧붙였다.

이번 사건으로 SPC그룹의 승계는 장남인 허진수 부사장으로 힘이 실리게 됐다는 평이다. 형제 경영 중에 동생이 빠지면서 단독으로 경영참여 기회가 열렸다.

허진수 부사장은 2005년 그룹에 입사했으며 미국제빵학교에서 'AIB 정규과정'을 수료하고 전략기획실과 연구개발(R&D), 글로벌 사업 등을 총괄해왔다. 지난 2015년에는 부사장으로 승진해 파리크라상 경영을 맡고 있다.

지주사와 주요 계열사의 지분도 허진수 부사장이 더 많다. 지주사인 파리크라상의 지분을 허진수 실장은 20.2%로, 허영인 회장(63.5%)에 이어 2대 주주다. 허희수 부사장은 12.7% 보유하고 있다. SPC삼립도 허진수 부사장이 11.47%의 지분을 보유해 허희수 부사장(11.44%)보다 유리한 상황이다.

업계에서는 앞으로 허진수 부사장이 사고만 치지 않는 한 승계 작업이 무리 없이 이뤄질 것으로 내다봤다. 한 업계 관계자는 "이번 사태로 SPC를 이끌 차기 주자가 누구인지 결정됐다"며 "허희수 부사장은 이번 사건의 타격이 크다"고 평가했다.

한편 파리크라상은 지난해 3조5827억원의 매출과 1045억원의 영업이익을 올렸다. 당기 순이익은 561억원을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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