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녀노소 누구나 즐겨 먹는 대표적 '국민 간식'인 치킨은 늘 가격 논란에 휩싸여 있다.

치킨의 주 재료인 닭고기 가격이 역대 최저치까지 하락해도 고공행진을 이어가고 있기 때문이다. 치킨이 많은 사랑 받고 있기 때문에 불만도 클 수밖에 없다고 보기에는 석연치 않은 부문이 많다. 국내 유명 치킨프랜차이즈 업체들이 '폭리'를 취하고 있다는 지적이 꾸준하게 나오는 것도 논란을 부추기는 한 요소다.

한국소비자단체협의회 물가감시센터는 국내 치킨 프랜차이즈 업계의 매출액 상위 5개 업체(교촌·BHC·BBQ·굽네·네네치킨)의 손익계산서를 분석한 결과, 가맹본부의 매출액과 영업이익이 최근 5년간 꾸준히 증가했다고 1일 밝혔다.

매출액은 BBQ치킨(6.8%)을 제외한 나머지 4개 업체 모두 14% 이상 늘었다. 특히 BHC는 26.4%로 가장 큰 폭으로 증가했다. 영업이익은 평균 15%에 육박했다. 네네치킨이 5년간 연평균 31%로 가장 높은 증가율을 보인 가운데 5개 업체 모두 연평균 5% 이상 성장했다. 

경영 구조가 유사한 피자 프랜차이즈 업체(도미노·미스터피자·피자에땅)의 지난 5년간 평균 영업이익률(약 3.1%)을 고려하면 치킨 프랜차이즈(약 14.7%)의 이익률은 4.7배가량 더 높은 셈이다. 이에 소비자단체협의회는 치킨프랜차이즈협회가 우회적으로 값을 올렸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신제품을 출시하면서 가격을 높게 책정하는 형태로 이익률을 끌어올렸다는 설명이다.

실제로 닭고기의 연평균 시세는 2017년도를 제외할 때 2013년부터 2018년까지 하락했다. 2017년에는 전년 대비 4.5% 상승했으나 2018년에 다시 13.9% 하락세로 돌아섰다. 시장의 논리대로라면 주재료 값이 하락한 만큼 완제품 값도 떨어져야하지만 치킨값은 고고하기만하다.

이는 고정된 납품가격 탓이다. 대부분의 대형 치킨 프랜차이즈 업체들이 수급안정화를 위해 6개월에서 12개월 단위로 고정된 가격에 치킨 공급 가격을 맺는다. 이를 통해 각 프랜차이즈 본사는 닭고기 가격 변화에 큰 영향을 받지 않고 꾸준히 값을 올리거나 유지할 수 있다.

뒤집어 보면 닭고기 가격이 두 배 이상 올라도 큰 타격을 입지 않는다는 의미가 된다. 그러나 치킨 프랜차이즈업체들은 늘 원재료 값을 운운하며 호시탐탐 가격 인상 기회를 엿보다가 뭇매를 맞아 왔다.

이렇다보니 소비자들과 국내 외식업계에서는 치킨가격을 두고 정상적인 시장의 논리가 통하지 않는 대표적인 영역으로 보고 있다. 치킨업계의 비정상적인 상황은 과거에도 수차례 있었다. 대표적으로 '통큰치킨' 사건을 들 수 있다. 롯데마트는 2010년 12월 프랜차이즈 치킨 가격의 절반에도 못 미치는 5000원짜리 통큰치킨을 내놓으며 논란을 촉발시켰다. 소비자들이 몰리자 치킨프랜차이즈업체가 들고 일어났고, 롯데마트는 1주일 만에 판매를 중단했다.

지난해 3월에는 BBQ가 8년만에 치킨가격을 10% 올리겠다고 발표했다가 뭇매를 맞았다. 공정거래위원회와 농림축산식품부까지 나서서 치킨 가격 인상을 억누른 결과 일시적으로나마 가격 인상을 철회했다. '관리물가' 대상이 아님에도 정부가 가격에 결정에 영향을 준 것이다. 이는 정상적인 상황이라고 보기 어렵다. 

치킨 프랜차이즈 측은 "닭고기 가격은 치킨값에 큰 영향을 미치지 않는 수준"이라며 "정해진 값에 대규모로 납품 받고 있는 프랜차이즈 본사에서는 닭고기 가격이 하락해도 치킨 가격을 낮출 수 없다"고 설명했다.

이어 "치솟는 임대료와 최저임금 인상에 따른 인건비, 배달 대행료 증가 등의 부담이 커졌다"며 "전반적인 이익률은 줄어들고 있는데 시즈닝(양념) 원재료 값이 오르고 있어서 가맹점주들의 가격 인상 요구가 꾸준하다"고 토로했다.

소비자단체협의회는 "치킨 프랜차이즈 업계는 치킨 가격을 인상하지 않았다고 주장하지만 기존 메뉴보다 높은 가격의 신메뉴와 세트 메뉴를 출시해 우회적 가격 인상을 시도해 왔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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