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대금리차 3년來 최대..4대 은행 평균 연봉 1억 ‘눈앞’

4대 시중은행 직원들의 평균 연봉이 올해 1억원에 육박할 것으로 보인다. 상반기 이자수익으로만 11조원에 가까운 이익을 거두면서 대규모 ‘성과급 잔치’를 벌인 덕분이다. 대형은행들이 예대금리차 수익에 치중함에 따라 은행들의 ‘전당포 영업’ 구조를 개선하고 독점적 과점체제를 경쟁적 시장구조로 바꿔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30일 KB국민·KEB하나은행·우리·신한 등 4대 은행의 분기보고서에 따르면 1분기 4대 은행의 직원 1인당 평균 보수는 2680만원으로 나타났다. 단 3개월 만에 중소기업 평균 연봉(2500만원)을 넘는 급여를 받아간 것이다. 지난해 1분기(2580만원)와 비교하면 4%가량 늘었다. 작년 4대 은행의 평균 급여(9040만원)에 1분기 급여 상승률(4%)을 대입하면 올해 연봉은 9400만원에 이른다.

이들 은행 직원들이 많은 연봉을 받을 수 있는 것은 지난해 역대 최대 수준의 실적을 내면서 연말 연초에 대규모 보너스를 받아서다. KB국민은행은 지난해 말 기본급의 200%에 해당하는 연말 특별 보로금을 지급했다. 올해 1월에도 기본급의 100%를 추가로 줬다. KEB하나은행은 지난해 말 기본급 200%를 성과급으로 지급했으며, 우리은행은 연봉의 11.1%를 줬다.

그러나 이같은 성과급 잔치가 이뤄진 것은 은행권의 선진금융이나 경영혁신이 아닌 막대한 이자 이익에서 비롯돼 비판이 인다. 불황 속 이자 부담에 허리가 휘는 서민들과는 반대로 은행권만 호우시절을 누리는 형국이다. 실제 4대 은행의 올해 상반기 이자 이익은 총 10조7583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1.3%(1조950억원) 증가했다.

지난해 11월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올린 데 이어 미국 연방준비제도가 올해 상반기에만 정책금리를 두 차례 인상하면서 국내 시중금리도 영향을 받았다. 은행들은 금리상승기를 틈타 대출금리는 급격히 올렸지만 예금금리는 천천히 올리면서 손쉽게 이자 장사를 해왔다.

실제 예금은행의 예대금리차는 지난해 4분기 2.30%포인트에서 올해 2분기 2.35%포인트로 확대됐다. 예금과 대출의 금리 차이는 2015년 이후 최고치가 됐다. 하반기에 미 연준이 정책금리를 두 차례 추가로 인상하고, 한국은행도 기준금리를 올릴 가능성이 커지고 있어 예대금리 차가 더 벌어질 가능성이 높다.

전문가들은 서민들이 힘들수록 은행이 돈을 벌어가는 구조부터 바꿔야 한다고 꼬집는다. 조남희 금융소비자원 대표는 “국내 경기가 좋지 않은데도 오히려 높은 수익을 내며 연봉 잔치를 벌이는 기형적인 구조”라며 “은행들이 합리적이고 투명한 금리 운용을 할 수 있도록 당국이 적극적인 감독에 나서는 한편 지금과 같은 은행의 독점적 과점체제를 경쟁적 시장구조로 바꿔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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