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득보다 자산 격차가 더 빠르게 나타나

고가 아파트와 저가 아파트의 거래가격 격차가 더 커지고 있다. 최근 들어서 입지적 우위와 가치가 높은 아파트에 대한 수요가 늘어나고 선호도도 높아지면서 최상위 아파트 거래가격과 최하위 아파트 거래가격 차이가 2010년 이후 가장 커졌다.

17일 국토교통부에서 공개하는 아파트 실거래가를 보면 상위 10%와 하위 10%의 평균 거래가격은 2018년 상반기 14.2배로 2017년에 비해 격차가 더 벌어졌다. 2017년 13.9배에 비하면 소폭 증가에 그쳤다.

2009년 이후 줄어들던 아파트 매매거래가격 상위 10%와 하위 10%의 차이는 2014년부터 점차 다시 벌어지다가 2016년과 2017년에 큰 폭으로 커졌다. 전년 대비 2016년은 1.3포인트, 2017년은 1.6포인트 증가했다. 저가 아파트와 고가 아파트의 거래가격 차이는 고가 아파트의 거래가격 급등이 원인이다.

전국 아파트 평균 매매거래가격 하위 10% 대비 상위 10% / 자료출처: 국토교통부 공개된 실거래가

전국 아파트 매매거래가 상위 10%의 평균 가격은 2014년 6억원을 돌파한 이후 급격히 상승하면서 2017년은 9억1200만원으로 집계됐다.

앞서 시장 침체기에는 고가 대형 아파트에 대한 선호가 낮았다. 가격 하락으로 발생할 손실 및 구입에 필요한 자금과 이자비용에 대한 부담도 커서 수요자들이 선뜻 매입에 나설 수 없었다. 또한 고가 아파트는 수요층이 제한적이어서 매수할 수요가 많지 않은 점도 침체기 시장에서 선호도를 떨어뜨리는 요인이 됐다.

그러나 2013년부터는 서울 강남권 재건축 아파트로 인해 상위 10%의 거래가격 상승이 이뤄졌다. 일반분양의 분양가가 상승하고 투자 수요가 크게 늘어나면서 가격이 급등했다. 거래가격 상위 10%에서 건축연한이 30년 이상 아파트는 2011년 3.5%였으나 2017년은 14.2%로 약 4배가 증가했다.

전국 상위 10% 매매거래 평균 가격 / 자료출처: 국토교통부 공개된 실거래가

재건축을 통해 신규 아파트로 전환되면서 발생하는 가치상승과 분양가 상승으로 개선되는 사업성이 노후 아파트에 대한 투자수요를 끌어들였다. 이에 더해 저금리 및 수월한 대출 환경도 매입자금 조달 및 이자비용에 대한 부담을 낮춰 주면서 수요층을 넓히는 요인이 됐다.

고가 아파트 시장의 거래가 활발해지고 가격도 상승하면서 아파트 매매시장을 견인하고, 호황기를 도래하게 했다. 아파트 매매시장만 본다면 고가아파트 시장의 활성화는 긍정적 요인으로 작용했다.

하지만 사회 전체의 계층간 불균형은 더 심화됐다. 2017년 소득 상위 10%와 하위 10%는 10.6배의 격차가 나타났다. 2015년 9.1배에서 2년 만에 1.5포인트 더 커졌다.

아파트 거래가격은 2015년 11.0배에서 2017년 13.9배로 격차가 2.9포인트 늘어났다. 소득에 비해 아파트 거래가격의 차이가 확대되는 것이 더 컸다. 자산 보유에 따른 계층간 불균형이 소득에 비해 더 커지는 양상이다.

직방 함영진 빅터이터랩장은 “재정개혁특별위원회가 3일 제안한 종합부동산세 강화는 자산에 따른 계층간 불균형 해소에 도움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면서도 “하지만 고가 아파트 시장을 위축시키고 수요를 차단하는 것으로 시장 안정 및 계층 격차를 줄이는 데는 한계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지역간 격차로 발생하는 계층간 불균형 해소를 위한 인프라구축, 주거 불균형 해소를 위한 공공주택의 공급 등 장기적인 역할에 대해 적극적으로 고민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저작권자 © 비즈니스플러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