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가 매수의 기회"...인민은행 안정적 환율정책 의지 확고

미국-중국의 무역전쟁과 위안화 불안에도 글로벌 자본의 중국행이 멈추지 않고 있다. 위안화가 2015년 평가 절하 이후 가장 가파르게 떨어졌지만 글로벌 자본흐름이 통화정책 안정화를 꾀하는 중국 인민은행에 큰 도움을 주고 있다고 블룸버그는 평가했다. 

싱가포르 소재 슈로더투자운용의 마누 조지 채권디렉터는 "위안화 약세가 우려스럽지만 심각한 하락추세가 아니라면 중국의 현지 통화 표시 채권시장에 투자할 때 큰 고려사항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지난달 달러 대비 위안화는 1994년 이후 최대 월간 낙폭을 기록했다. 그러나 같은 달 역내 위안화 채권시장에 유입된 외국 자본은 거의 2년 만에 최대에 달했다. 세계 3대 규모로 12조달러를 자랑하는 위안화 채권시장에 대한 글로벌 자본의 익스포저가 얼마나 커지고 있는지를 보여주는 것이다. 

◇ 인민은행의 의지..."안정적 환율 정책"

위안화가 지난달 중순부터 급격하게 밀리면서 일각에서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시작한 무역전쟁에서 시진핑 중국 주석이 환율카드를 내밀었다고 의심하기도 했다. 위안화 약세를 통해 줄어든 수출경쟁력을 높일 수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인민은행은 안정적 환율 정책을 약속했고 2일 달러/위안 환율(위안화 가치와 반대)은 1월 이후 최저로 밀렸다. 이후 계속해서 위안화 가치는 오르고 있다. 

시장에서는 중국 경제의 경착륙 우려가 확산됐던 2015년 당시 중국이 위안화 평가 절하를 단행했던 경우와 지금은 다르고 평가한다. 최근의 위안화 약세는 양방향성의 통화정책의 일환이라는 설명이다. 또, 중국이 미국과 무역전쟁으로 성장둔화 위협에서 벗어나기 위해 금융시장의 디레버리징(부채 축소)을 완화하고 있다는 점도 외국자본의 유입을 촉진한다. 

런던 소재 JP모간체이스의 피에르-이브 바로 이머징채권시장 수석투자책임자(CIO)는 "위안화 약세 허용은 완화 정책의 일부"라며 "2015년과는 다르다. 중국 정책지도부가 완전히 상황을 통제하며 주도하고 있다"고 말했다. 일부 투자자들은 최근 위안화 약세를 저가 매수 기회로 보고 있다고 지 티안헤 BNP파리바 중국 전략가는 전했다.

◇ 증시 불안 리스크..."금융시장 인프라 개선 필요"

중국 자산에 대한 전망이 모두 장밋빛은 아니다. 중국 증시가 지난달 초 MSCI 신흥지수에 공식 편입됐을 때 처음에는 외국 자본이 크게 유입됐다. 하지만 위안화 약세와 더불어 지난 3주 동안 외국의 자본유입은 점점 줄었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이달 6일까지 3주 동안 후강퉁(상하이-홍콩 주식 교차 매매), 선강퉁(선전-홍콩 주식 교차 매매)을 통한 순매수는 32억위안으로 이전 3주의 485억위안에 비해 크게 줄었다. 지난달 15일 이후 대형주 중심의 CSI300지수는 7.8% 급락했다. 

싱가포르 소재 NN투자파트너스의 조니 첸 아시아 현지통화채권 포트폴리오 매니저는 "자산 매니저들이 중국 투자를 결정할 때 시장 인프라를 개선하고 기술적 이슈를 해결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헤징(hedging) 역시 중요하다. 이달 3일 달러 대비 역외 위안 선물의 거래량은 사상 최대인 22억달러에 달했다. 같은 날 달러 대비 역내 위안이 6.7위안으로 떨어지면서 당국은 환율 안정화 발언을 쏟아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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