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과 중국 사이 무역전쟁의 전운이 감돌고 있다. 미국이 6일(현지시간) 중국산 제품 340억달러에 25% 관세를 부과하면 중국도 똑같은 규모에 똑같은 수준으로 보복조치를 취한다는 계획이다. 시차가 빠른 중국이 선제공격은 없다면서도 미국과의 관세전쟁이 장기화할 경우를 대비하고 있다고 자신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이후 추가로 160억달러 중국산에도 고관세를 적용하며 최대 4000억달러에 달하는 중국산에 관세폭탄을 투하하겠다고 경고했다. 미중 무역갈등이 전면전 양상을 띠면서 글로벌 투자은행(IB)들은 발빠르게 대응하고 있다. 미중 무역전쟁 발발을 앞두고 골드먼삭스는 원자재 매수를 추천했고 삭소뱅크는 달러 강세를 점쳤다. 

◇ 골드만삭스 "원자재 저가매수 기회"

5일 블룸버그에 따르면 골드먼삭스는 미중 무역전쟁이 원자재 시장에 심각한 위협이 되지 않을 것이라며 되레 저가매수의 기회가 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앞으로 12개월 동안 달러가 떨어지면서 원자재 수익률이 10%를 기록할 것이라며 원유 매수를 추천했다.

골드만삭스는 4일자 투자보고서에서 "무역전쟁이 원자재 시장에 끼치는 여파는 매우 작다"고 강조했다. 지난달 원자재 시장은 이머징 수요 둔화, 무역전쟁 우려, 석유수출국기구(OPEC) 증산 등으로 크게 후퇴했다. 하지만 골드먼삭스는 이러한 우려들이 지나치다며 "무역전쟁에서 가장 크게 노출된 대두 조차도 이제 매수의견을 제시한다"고 밝혔다.

OPEC의 증산에도 미국의 이란제재, 리비아·베네수엘라 공급부족 등으로 실제 유가는 급등세를 이어가고 있다. 지난 3일 미국 서부텍사스원유(WTI)는 적어도 3년 만에 처음으로 배럴당 75달러에 도달했다.

원자재는 이번 글로벌 경제의 슈퍼 사이클 후반에 가장 큰 혜택을 보는 자산이기 때문이라고 골드만삭스는 설명했다. 골드만은 보고서에서 "금속의 경우 중국에서 신용경색 우려로 크게 후퇴했다. 그러나 무역전쟁 위기로 이제 중국 정부의 정책전환이 일어나면서 금속은 상승반전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 "무역전쟁 좋고 이기기 쉽다...달러 강세 베팅"

무역전쟁은 좋고 이기기도 쉽다는 트럼프의 발언에 달러 강세를 점치는 IB들도 있다. 코펜하겐 기반의 삭소뱅크의 올레 한센 원자재전략 본부장은 미중 무역전쟁이 가시화하면 안전자산 쏠림이 일어나고 그럴 경우 금보다 달러가 낫다고 평가했다.

한센 본부장은 "달러가 안전자산을 좇는 투자자들의 주요 은신처가 됐다"며 "앞으로 지정학적 리스크가 증가하면 채권과 주식을 팔아 치우고 금은 낮은 가격에 계속 머무를 것"이라고 예상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이 금리를 올리는 시기에 트럼프의 수입관세로 미국의 무역적자가 줄어 들면 달러 시장에 드문 기회가 찾아 본다는 설명이다.

노데아뱅크의 안드레아스 스테노 라르센 글로벌 통화전략가에 따르면, 달러는 안전통화인 동시에 캐리트레이드로 활용될 수 있다. 캐리 트레이드는 수익률이 낮은 통화를 빌려 수익률이 높은 통화를 매입해 이익을 얻는 거래 방식이다.

제인 폴리 라보방크 통화전략본부장은 "올해 달러 강세로 위험투자 심리가 둔화했고 이머징이 주춤하며 달러자산으로 돈이 몰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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