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S ITM 지분 6.1%↓..."오너4세들의 현금창구, 외부 지분매각 쉽지 않을 것"

GS가(家) 오너 4세들이 소유하고 있는 비상장계열사 GS ITM이 입방아에 오르내리고 있다.

공정거래위원회가 대기업 일감몰아주기에 대한 제재를 강화했지만, 한화그룹 등 여타 대기업들이 해당 계열사 지분매각에 나선 와중에도 GS그룹은 이렇다 할 공식적인 움직임이 없었다. 항간엔 GS그룹이 숨죽여 GS ITM 지분매각을 진행 중이라는 이야기도 나오지만, 쉽지 않을 것이라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4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GS그룹 총수일가가 보유한 GS ITM 지분은 모두 44.9%다. 이는 직전연도 총수일가 지분율 50.9% 대비 6.1% 감소했다. 최대주주는 지분 22.7%를 보유한 허광수 삼양인터내셔널 회장 장남 허서홍 GS에너지 상무다. 

이어 허창수 GS그룹 회장 장남(외아들) 허윤홍 GS건설 전무(8.4%), 허남각 삼양통상 회장 장남 허준홍 GS칼텍스 전무(7.1%), 허용수 GS EPS 부사장 아들 허석홍 군(6.7%)등이 44.9%를 보유 중이다.

2016년말까지 지분 12.7%로 2대주주로 등재돼있던 허경수 코스모그룹 회장 장남 허선홍씨가 주주 명단에서 빠졌다. 허선홍씨의 지분 12.7% 중 절반 가량은 허석홍 군이 인수하고, 나머지 지분은 '기타'로 분류되는 투자자들이 사들인 것으로 보인다. 

이 탓에 GS그룹이 여타 대기업과 달리 눈에 띄지 않게 일감몰아주기 이슈를 피하기 위한 작업에 들어간 것이란 이야기도 나온다. 매각주관사 없이 그룹차원의 지분매각을 진행하고 있다는 소문이다.

그러나 GS ITM이 공정거래법상 일감몰아주기 규제를 피하기 위해선 총수일가 지분율을 20%이하로 낮춰야하는 만큼 현실적으로 이 방식으론 어렵다는 게 투자은행(IB)업계의 시각이다. 

앞선 한화그룹처럼 과감히 오너일가 지분을 털어낼 방법을 찾아야 한다는 것. 한화는 지난 5월말 김승연 회장 아들 3형제 소유이던 SI업체 한화S&C를 한화시스템과 합병, 일감몰아주기 논란과 작별했다. 

그룹차원의 결단이 필요하지만 GS그룹은 한화그룹처럼 간단치 않다. GS ITM 주주구성을 보면 허정구 삼양통상 창업주, 허준구 전 LG건설 명예회장, 허신구 GS리테일 명예회장, 허완구 전 승산 회장 등 허만정 LG그룹 공동창업주의 네 아들 집안이 지분을 나눠갖고 있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이 탓에 GS ITM을 외부로 매각하려면 맞형인 허준홍 전무부터 막내인 허석홍 군까지 6촌 형제 간 합의가 필요한 상황이다. 게다가 이 회사가 그간 이들 형제들의 현금창구였다는 점을 감안하면 포기하기 쉽지 않을 것이란 분석도 있다.

실제 GS ITM은 2006년 설립 첫 해부터 영업흑자를 기록했다. 작년까지 매년 예외없이 흑자 행진을 지속 중이다. 든든한 계열사 일감 덕분이다. 당장 지난해에도 매출액 2001억3700만원 중 1413억5100만원(70.63%)을 국내 그룹계열사로부터 올렸다. GS리테일(719억3800만원), GS칼텍스(281억6700만원), GS홈쇼핑(154억900만원), GS건설(57억) 등 31개 계열사의 일감을 손쉽게 받았다. 이렇게 올린 이익은 오너 4세에게 배당을 통해 현금으로 돌아갔다.

실제 이 회사는 설립 3년차인 2008년 처음 12억원(주당 2000원)의 배당을 시작한 이후 매년 빠뜨리지 않았다. 배당액도 2009년 15억원, 2010~2012년 18억원, 2013~2014년 20억4000만원, 2015~2017년 24억원으로 꾸준히 늘었다. 이는 이 회사 순이익의 30~50%에 달하는 금액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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