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 증시의 주요 화두는 미국.중국간의 무역전쟁 리스크 완화와 달러화 강세의 방향 전환 여부가 될 것으로 보인다.

올해 들어서는 미국과 미국 이외 주요지역간의 경기 모멘텀 차이 및 통화정책 차별화가 주가 차별화와 함께 달러화의 상대적 강세 흐름을 초래했다. 이같은 상황에서 6월 들어 미국과 중국 등 주요국들의 무역전쟁 현실화 우려에 따른 불확실성 증가가 안전자산 선호심리와 달러화 추가 강세를 자극하고 있다.

이에 따라 미국.중국 관련 수출 의존도가 높은 한국과 대만 등 수출국들의 주가 변동성 확대와 함께 아시아 통화 약세 흐름이 심화되는 모습이다. 중국은 무역분쟁 격화에 따른 자금 이탈 측면도 있지만, 중국내 신용경색 완화를 위한 지준율 인하 등이 위안화 약세로 이어져 아시아 통화의 동반 약세를 이끌고 있다.

6월 초 3차 미중 무역협상 결렬 이후 미국은 500억 달러 규모의 대 중국 관세부과 목록을 제시하고, 7월 6일부터 340억 달러 제품에 먼저 25% 관세를 적용한다고 발표한 바 있다. 이에 대해 중국이 동일한 시기에 동일한 수준의 관세 부과 방침을 발표하자 트럼프 대통령은 중국의 보복시 4000억 달러 규모의 중국산 제품에 추가 관세를 적용한다고 경고에 나섰다. 이번주말 G2간의 무역전쟁 개전이 예고된 상황임에 따라 세계 교역 및 경제심리 위축에 대한 시장의 우려가 증가한 상황이다.

과거 미국은 ‘스무트-할리 관세법’을 제정해(1930년) 관세율을 대폭 인상했으며, 미국의 조치에 반발한 교역국들이 경쟁적으로 관세를 높여 세계 교역량 급감과 세계 공황을 초래했던 불행한 학습효과를 갖고 있다. 이에 따라 미국발 무역전쟁이 장기간의 극단적 상황으로 치닫을 가능성은 낮다고 보는 것이 아직 시장의 일반적인 시각이다.

다만, 현재 미국 입장에서는 무역수지 적자의 60% 이상이 중국에서 발생하고 있고, 트럼프 대통령은 올해 11월 중간선거를 앞두고 있어 정치적으로 후퇴가 어려운 상항이다.

이에 부정적인 시나리오를 상정해 본다면 무역전쟁 리스크가 발효시한을 넘겨 지속될 가능성도 배제하기는 어렵다. 만일, G2간 무역전쟁이 7월초 쌍방 관세 발효시한을 넘기며 타협안을 찾기까지 시간이 상당기간 지연될 경우 중장기 측면의 리스크는 세계 교역 위축이다. 미국.중국간의 기세 싸움이 자칫 다양한 비관세 장벽의 등장 및 미 국채 보유 비중이 큰 중국의 국채 매도 우려를 자극해 금융시장에 충격을 주게 될 수 있다는 점 또한 단기적인 리스크다. 이로 인한 금융시장의 변동성 확대는 실물경제에도 영향을 줄 수 있어 타협안을 찾기까지 소요되는 시간이 관건이 될 전망이다.

반면, 미국과 중국이 7월 초 쌍방 관세 발효 시한을 유예하거나 발효 시한 전 또는 직후에 극적으로 타협안을 찾는다면 주식시장 역시 극적인 반전 모멘텀을 확보하게 될 것으로 기대된다.

6월 들어서 G2간 무역전쟁 리스크에 따른 안전자산 선호가 달러 강세를 초래했다는 점을 고려하면 리스크 완화시 강달러의 진정과 더불어 주식시장 낙폭 만회의 동반 전개 가능성이 기대된다. 국내 금융시장에서는 최근 6월 무역전쟁 우려 확산과정에서 KOSPI가 약 6% 하락하고, 달러 대비 원화 가치가 약 4% 절하된 상황임에 따라 무역전쟁 리스크 완화시 국내 주식시장과 원화가치의 동반 반등을 겨냥한 외국인 자금의 매수세 유입 가능성이 점쳐진다.

다만, 지난 4월 중순 이후 아르헨티나의 IMF 구제금융 신청, 유로존 이탈렉시트 가능성 등 정치적 불확실성이 불거지며 6월 이전부터 이머징마켓에서의 외국인 자금이탈과 이머징 통화 약세가 진행돼 온 바. 이를 고려하면 신흥국으로의 글로벌 유동성 복귀는 정치적 리스크가 적고, 펀더멘탈이 견고한 국가로 차별화되는 현상이 나타날 가능성이 예상된다. 이머징 국가별 GDP 대비 재정수지와 경상수지를 고려하면 국내증시는 이머징마켓내에서 상대적으로 안전지역이 될 것으로 보인다.

G2간 무역전쟁 리스크의 완화가 전제된다면 주식시장을 포함한 글로벌 위험자산들은 6월의 낙폭을 만회한 이후 펀더멘탈 궤도로 복귀하게 될 것으로 관측된다. 이때 달러화의 흐름도 이머징마켓 주식시장에 주요 변수로 작용하게 된다.

지난 2017년에는 미국과 미국 이외 주요국간 경기 모멘텀 동반 강세속에 주가의 동반 강세와 달러의 약세 흐름이 전개됐다. 반면, 올해 들어서는 미국과 미국외 지역의 경기 모멘텀 차이 및 통화정책 차별화가 달러화의 상대적 강세 흐름과 주가 디커플링을 초래중인 상황임에 따라 향후 경기 모멘텀 차이의 변화가 관건이 될 전망이다.

이와 관련 6월 들어 유럽의 제조업 PMI 지수 레벨이 3개월 만에 미국을 상회하고 있다는 점과 유로존 및 이머징과 미국간 경기서프라이즈 지수 차이가 축소되는 흐름을 보이고 있다는 점은 경기모멘텀 측면에서 달러화의 일방적 강세에 제동을 걸 것으로 기대된다.

다만, 중국의 지준율 인하는 위안화와 아시아 통화 약세 유발요인인 동시에 무역 갈등에 따른 중국내 신용경색 우려 완화라는 긍정적인 의미를 동시에 갖고 있다. 향후 위안화 절상 여부 문제는 미국.중국간 무역 협상 테이블에 협상 카드로 등장할 가능성이 잠재해 있다는 점에서 위안화의 방향은 가변적인 변수가 될 전망이다.

종합해 보면 결국 7월 증시 흐름의 주요 키는 미국.중국간의 무역분쟁 완화 여부가 될 것으로 보인다. 무역분쟁 리스크가 지속되는 환경에서는 우선 리스크 관리가 우선돼야 할 것으로 관측된다. 수출 관련주보다는 실적 가시성이 높은 중국 내수소비 관련주(화장품, 면세점, 유통) 및 미디어/엔터와 제약/바이오등 경기 민감도가 낮은 업종의 상대적인 강세 가능성에 대비가 필요해 보인다.

반면, 무역갈등 완화 조짐이 가시화될 경우에는 3분기 실적 전망치 개선에도 불구하고 6월 들어 낙폭이 컸던 소재, 산업재와 IT 섹터 등 수출 관련주들의 낙폭 만회 가능성을 고려하는 시장 대응이 필요할 것으로 관측된다.

유화증권 투자분석팀 김승한 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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