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U 보고서 "세계 각국, 미국산 3000억달러에 보복관세 부과할 것"


미국이 수입차에 대해 25% 관세를 부과하면 진짜 세계 무역전쟁이 시작된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가 경고했다. FT는 1일(현지시간) 유럽연합(EU) 보고서를 인용해, 미국이 수입차에 고관세를 부과하면 3000억달러(약334조원)에 달하는 미국산 제품에 보복관세가 매겨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결국 미국과 무역하는 거의 모든 국가들이 보복관세를 부과하며 무역전쟁이 전면전으로 치닫을 것이라는 설명이다. 

이번 보고서는 유럽위원회(EC)가 미국이 차관련 관세위협에 대해 처음으로 경고성 메시지를 포함해 내놓은 공식 반응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1일 방송된 폭스뉴스와 인터뷰에서 EU가 미국과의 무역이라는 관점에서 중국만큼 "나쁘다"고 힐난했다. 특히 자동차 분야에서 그렇다고 트럼프 대통령은 강조했다. 

미 상무부는 트럼프 대통령의 지시에 따라 지난 5월 말부터 외국산 자동차와 부품에 대한 국가안보 저해를 조사중이다. 이에 대해 EC는 보고서에서 미국의 수입차 고관세로 인한 무역전쟁으로 글로벌 경제가 무너질 수 위험이 있다고 경고했다. 또, 400만명 넘는 일자리를 창출하는 미국의 자동차 섹터의 고용에도 타격이 불가피할 것이라고 보고서는 지적했다. 

EU를 비롯한 다른 주요 경제국들이 막대한 미국산 제품에 보복관세를 매길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EU는 보고서에서 최대 2940억달러(2017년 기준 미국산 수출의 19%)에 달하는 미국 수출품에 보복관세가 매겨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보고서는 글로벌 보복관세가 "미국 경제의 모든 섹터를 관통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미국의 자동차 기업들 역시 반발하고 있다. 지난달 29일 현지 언론에 따르면 미국 자동차를 대표하는 제너럴모터스(GM)는 트럼프의 자동차 고관세 가능성에 대해 일자리를 줄이고 임금을 낮추는 역효과를 낼 것이라고 반발했다. GM는 미 상무부에 이 같은 내용의 보고서를 제출하며 "GM이 더 작아질 수 있다"고 기술했다. 트럼프의 고관세로 인해 자동차 가격이 오르면 수요가 줄고 생산량 감소를 초래한다는 설명이다. 

독일 자동차메이커 BMW 역시 미국이 관세를 부과하면 투자와 일자리 감축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BMW는 현재 사우스캐롤라이나주에 최대 생산공장을 두고 있다. 글로벌 자동차업체들은 미국이 수입차에 관세를 부과하면 대당 최대 6000달러의 추가비용이 들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실제 미국 오토바이 제조업체 할리데이비슨은 지난달 25일 미국 현지공장의 이전을 언급했다. EU의 보복관세로 연 9000만~1억달러 추가비용을 우려해 미국현지 공장을 해외로 이전할 수 있다고 밝힌 것이다. 유럽은 미국산 오토바이에 매기던 관세를 6%에서 31%로 올렸다. 트럼프 대통령이 EU산 알루미늄과 철강에 고율 관세를 매긴 것에 대한 보복 조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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