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금융시장이 미국과의 무역갈등에 요동치고 있다. 증시는 고점 대비 20% 하락해 공식적인 베어마켓(하락장)에 진입했고 위안화는 심리적 지지선(6.6위안) 마저 무너졌다. 27일 상하이와 선전증시는 52주 고점에서 각각 20% 넘게씩 밀렸다. 

위안화 환율 역시 고공행진이 이어지고 있다. 심리적 지지선으로 여겨진 달러당 6.6 위안이 6개월만에 처음으로 무너졌다. 미국과 중국의 무역갈등이 심화하는 틈새를 타 위안화 약세 베팅이 세를 키우고 있다.

중국 중앙은행인 인민은행이 27일 고시한 환율은 달러당 6.5569위안으로 위안화 가치로 보면 전일 대비 0.6% 하락했다. 고시위안은 6거래일 연속 하락해 지난 12월 25일 이후 최저로 떨어졌다. 일일 낙폭으로는 2017년 1월 9일 이후 최대다. 

27일 상하이 외환시장에서 달러화 대비 위안화 환율(가치와 반대)은 장중 6.6위안선도 뚫고 올라섰다.  캐피털이코노믹스는 투자노트에서 "인민은행이 완만한 위안화 약세를 허용하는 것을 선호하는 것 같다"며 "상당한 평가절하의 가능성도 높아졌다"고 분석했다. 

골드만삭스 역시 중국이 미국과 무역갈등에 대응해 미 국채를 매도하는 것보다 위안화 절하를 용인하는 편이 더 낫다고 평가했다. 미국 주요 은행들 가운데 중국의 위안화 평가절하 가능성을 명시적으로 언급한 사례는 이번이 처음이다. 이달 들어 위안화는 달러 대비 2.3% 넘게 떨어졌다. 지난 2015년 8월 위안화 평가절하 당시의 하락폭 2%를 웃돌고 있다. 

골드만삭스의 얀 하치우스 수석 이코노미스트 등은 위안화 가치 5% 절하가 중국의 성장률을 0.4%포인트 높여줄 것이라고 분석했다. 위안화 하락으로 수출경쟁력이 높아질 수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중국이 1조8000억달러에 달하는 미국 국채 보유분을 되파는 것보다 위안화 약세를 더 감내할 것이라고 골드먼삭스는 판단했다. 

반면 중국이 미국 국채를 매도할 경우 미국의 금융환경이 0.1%포인트 긴축돼 그 효과가 캐나다와 멕시코 등 여타 국가로 번질 것이라고 봤다. 골드만삭스는 보고서에서 "중국이 미국 국채를 급격하게 팔 가능성은 낮다고 우리가 보는 이유를 이번 시뮬레이션이 설명하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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