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글로벌 증시의 특징은 미국과 미국이외 지역의 디커플링(차별화) 현상이다.

미국이 경기 호조를 배경으로 금리 인상 싸이클을 진행 중인데 반해 미국 이외 지역에서는 경기에 페이스를 맞추며 금리 인상이 더디게 진행되는 모습을 나타내고 있다. 이같은 미국과 주요국간 경기 모멘텀 및 통화정책의 차별화는 주가 디커플링과 더불어 달러화의 상대적 강세 흐름으로 귀결되는 모습이다.

이같은 상황에서 미국을 중심으로 글로벌 무역전쟁 리스크가 추가되고 있다는 점은 달갑지 않은 상황이다. 한국 경제의 경우 대외 수출 의존도가 높은데다 주식시장 역시 외국인 투자 비중이 높다는 점에서 최근 불거진 무역전쟁 리스크와 환율 변동성 확대는 경제 펀더멘탈과 주식시장의 외국인 수급 여건 두가지 측면에서 부담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이에 따라 당분간 국내 주식시장의 흐름은 강달러 및 무역분쟁 리스크의 완화 여부가 주요 가늠자가 될 것으로 관측된다.

물론 원달러 환율 상승(원화가치 하락)은 수출 기업들의 원화표시 매출 증가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에서 중장기적으로는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으로 기대된다. 반면, 단기적으로는 최근 무역분쟁 리스크가 이를 상쇄하고 있고, 달러 강세가 외국인 자금 이탈을 부추기고 있어 달러 강세 완화 환경을 주식시장은 더 선호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이때 달러화의 경우 미국과 주요국간 경기 모멘텀과 통화정책 차별화에 영향을 받고 있어 단기간내 방향성 전환이 쉽지 않다는 점을 고려하면 보다 단기적인 증시 변수는 미국과 중국간 무역분쟁 리스크의 완화 여부가 될 것으로 관측된다.

최근 미국과 주요국간의 무역전쟁이 말 싸움 수준에서 벗어나 실제 행동으로 옮겨가고 있고, 특히 G2간 무역전쟁의 개전 시간이 예고된 상태이기 때문이다. 이로 인한 글로벌 경제 충격 및 기업실적 악화 가능성 등이 최근 위험자산 회피 심리를 자극해 증시 변동성이 커지고 있다.

미국은 지난 6월 중순 500억 달러 규모 중국산 수입품에 대해 관세부과 목록을 제시하고, 7월 6일부터 340억 달러규모 제품에 먼저 25%의 관세를 적용하겠다고 발표한 바 있다. 중국은 동일한 시기에 동일한 수준의 관세 폭탄 부과 방침을 발표하는 것으로 대응에 나서고 있다.

이에 대해 미국 트럼프 대통령이 미국 무역대표부(USTR)에 4배 많은 2천억 달러 상당 중국산 제품에 대해 10%의 추가 관세를 검토하라고 지시함에 따라 현 국면은 G2간의 기세 싸움으로 확산된 상황이다.

미국 입장에서는 보면 대외 무역수지 적자의 약 65%가 중국과의 무역에서 발생한다는 점에서 무역전쟁의 주적은 중국인 셈이다. 또한 트럼프 대통령은 올해 11월 중간선거를 의식해 쉽게 후퇴하기도 어려운 상항이다. 미국 중간선거가 예정된 올해 11월까지 무역분쟁 리스크가 지속될 가능성도 상정해 볼 수 있는 부정적인 시나리오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극단적인 무역전쟁은 미국 경제에도 부메랑으로 돌아오게 된다. 지난해 미국 전체 수입액의 약 20% 이상이 중국산 제품임에 따라 관세 폭탄은 미국내 인플레 압력과 시장금리 상승 압력을 가져올 수 있기 때문이다.

최근 미국 백악관 국가경제위원회(NEC)에서 중국과 접촉해 중국 국가부주석을 포함한 고위급과의 협의 방안을 검토중에 있다는 소식이 전해지고 있다. 미국측이 중국 관세 발효 시한으로 정한 내달 6일 이전에 타협안을 찾을 수 있을지가 단기적으로 증시 반전 여부의 핵심 변수가 될 것으로 관측된다.

유화증권 투자분석팀 김승한 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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