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SJ "이란·베네수엘라 불확실성...수급차질 발생할 수도"

이란이 오는 22~23일로 예정된 석유수출국기구(OPEC) 회의를 앞두고 소폭 증산안에 합의할 수 있다는 신호를 보냈다. 20일(현지시간)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이란 석유장관은 그동안 OPEC 회원국들이 주어진 할당량을 초과해 감산한 만큼 기존의 할당량을 준수해야 한다고 밝혔다. 사우디 아라비아처럼 할당량을 초과해 감산했던 회원국들이 증산해야 한다는 의미다. 

이란은 그동안 미국의 핵협상 파기와 제재 압박으로 원유시장에서 증산을 반대해왔다. OPEC와 러시아 중심으로 감산을 지속한 결과 국제유가는 가까스로 올라, 이제 겨우 이란의 숨통이 트였다. 하지만 증산 결정이 내려지면 유가는 다시 꺾일 수 있다. 게다가 미국의 제재 압박으로 이란은 원유 수출길이 다시 막힐 수 있는 상황에서 증산에 따른 혜택도 누릴 수 없다. 

하지만 사우디가 소폭 증산하는 방향으로 이란의 체면을 살려줘 OPEC가 증산에 합의할 가능성이 높아졌다. 존 킬더프 어게인캐피털 공동창립자는 CNBC방송에 "시장에 더 많은 원유를 공급해야 한다는 공감대가 있는 것 같다. 하지만 연말까지는 감산 합의를 유지하며 이란의 체면을 살려주는 방향으로 갈 것 같다"고 말했다. 

문제는 증산하더라도 공급이 충분하지 않을 수 있다는 점이다. 이란과 베네수엘라의 원유 공급을 둘러싼 불확실성이 증산 계획을 복잡하게 만들 위험이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지적했다. 원유 수요가 계속적으로 성장하는 동안 예상하지 못한 공급 부족현상이 발생해 OPEC가 얼마나 증산할지를 결정하기 힘들 수 있다는 설명이다. 

공급 측면에서 내년 말까지 베네수엘라와 이란에서 공급이 150만배럴 부족할 것이라고 국제에너지기구(IEA)는 예상했다. 베네수엘라는 경제난으로 증산하고 싶어고 여력이 없고 이란은 미국 제재에 막혀 수출이 힘들어 증산할 수 없다는 것이다. 

또, OPEC이 현재 유휴생산력을 가동해 증산하기 시작해버리면 리비아처럼 정세가 불안한 지역에서 예상하지 못한 공급 차질에 대응하기 힘들 수 있다. 그러면 유가는 증산에도 불구하고 오히려 더 오를 수 있다. 

파리에 위치한 원유정보업체 캐로스의 안톤 로스탠드 사장은 "유휴생산력 감소는 유가 변동성을 촉발할 수 있다"며 "리비아와 같은 변수들은 현물가격을 즉각적으로 끌어 올린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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