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국 통화정책 회의 결과의 후폭풍과 美中사이 무역전쟁 재점화 우려가 시장의 변동성 확대 배경으로 등장하고 있다.

지난주 미 연준은 6월 FOMC(연방공개시장위원회) 정례회의를 통해 연방기금금리를 1.50~1.75%에서 1.75~2.0%로 0.25%포인트 인상한다고 발표했다. 이는 시장에서 예상돼 온 부분이다.

또한 유럽중앙은행(ECB)는 월간 300억 유로 수준의 자산매입을 9월까지 지속하고, 10~12월에는 자산매입액을 월간 150억 유로 수준으로 줄인다는 올해 연말 양적완화 종료 방침을 발표했다. 이 역시 어느정도는 시장에서 예상되던 사안이다.

문제는 여기에 시장 예상과 다른 부분이 추가됐다는 점이다. 미국 연준은 금리 점도표를 통해 올해 연간 금리인상 전망을 3회에서 4회로 상향 조정하며 매파적인 시각을 나타냈다.

또한 ECB는 연말 양적완화 종료 방침을 내놓았지만, 1년 이상 현재의 기준금리 기조를 유지하겠다고 발표했다. 이에 따라 시장에서는 당분간 미국 달러화의 상대적 강세 지속에 대한 전망이 우세해진 상황이다.

올해 2분기 들어 달러화 강세가 비달러화 자산인 이머징마켓 통화와 주식시장 등 금융시장에 부정적인 영향을 주고 있던 상황임을 고려하면 달러 강세 기조의 지속은 당분간 신흥국 증시에 부정적인 영향을 줄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려워 보인다.

한편 지난 주말 미국 무역대표부는 340억 달러 규모의 818개 중국 수입품에 대한 25%의 관세인상을 다음달 6일 발효할 예정이라고 발표했다. 더불어 나머지 160억달러 규모의 284개 중국 수입품에 대한 25% 관세 인상은 7월 중 공청회를 거쳐 발효할 것이라고 공언했다.

이에 맞서 중국은 동일한 규모의 관세인상 방침을 두 단계에 걸쳐 발효할 것이라고 대응했다. 이로써 미국과 중국간의 무역전쟁 촉발 우려가 재점화되고 있다. 그동안 3차에 걸친 미국과 중국간의 무역 협상이 원점으로 돌아가고 무역전쟁 가능성이 높아짐에 따라 향후 글로벌 경기에 미칠 부정적인 영향에 대해 시장의 우려가 커지는 추이다.

다만, 지난 4월 미국이 발표한 1333개 품목에서 주요 소비재들이 제외되고 향후 발효가 두 계로 나누어 진행될 예정이라는 점은 여전히 협상 가능성을 열어둔 부분으로 평가되고 있다.

즉, 실제 관세 발효까지 약 3주간의 시간이 있다는 점은 아직 협상 여지가 남아 있고, 관세 적용 전에 타협 가능성도 기대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 같은 상황들을 정리해 보면 글로벌 증시 흐름과 관련해서는 향후 달러화의 방향이 주요 변수가 될 것으로 관측된다.

반면, 미국 연준이 시장의 예상보다 매파적인 입장을 나타낸 점과 ECB가 기준금리 인상 시점을 1년 이상 미루고 있는 점, 미중간 무역전쟁의 실제 발생 가능성 등은 달러화의 강세를 이끌 수 있는 환경들이다. 이는 한국을 포함한 신흥국 증시의 외국인 수급 여건에 당분간 부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점에서 경계가 필요해 보인다.

또한 미중간의 무역갈등이 무역전쟁으로 현실화될 경우 수출 의존도가 높은 국내 경제에 부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 우선은 관세 발효시점 전에 타협 여부에 대해서도 확인하고 대응해야 하는 국면으로 들어선 상황이다.

대외변수들의 불확실성이 증가한 데다 시기적으로 2분기 말인 6월 말이 가까워지고 있다. 이를 고려하면 변동성 확대 이후 시장의 무게 중심은 점차 2분기 기업 실적으로 옮겨질 수 있다. 실적 호전 전망에도 불구하고 주가 조정폭이 커진 종목 중심의 시장 대응에 관심이 필요하다.

유화증권 투자분석팀 김승한 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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