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 연합뉴스

스타필드·푸른밤(소주)·미국 진출·선제적 근로시간 단축·자율주행 카트.

이는 최근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이 유통업계와 소비자들을 놀라게 한 키워드 중 일부다. 주목할만한 점은 정 부회장이 손대는 신사업마다 성공을 거두고 있다는 점이다. 현재 유통업계에서는 정 부회장이 어떤 파격적인 안을 발표해도 우려나 놀라움보다는 기대감을 보인다. 

정 부회장은 도전은 끊임이 없다. 이런 그가 이번에는 '크레이지(Crazy, 미친)'라는 키워드로 유통업계와 소비자들을 놀라게했다.

15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이마트는 '펀(fun·재미)'과 크레이지를 콘셉트로 다양한 상품을 판매하는 '삐에로 쇼핑' 개점을 준비 중이다. 이는 이달 28일 서울 강남구 스타필드 코엑스몰에 연다.

삐에로 쇼핑은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 주도로 만들어지는 전문점으로 생활용품, 액세서리, 화장품 등을 판매한다. 삐에로 쇼핑의 벤치마킹 대상인 돈키호테는 '어뮤즈먼트 디스카운트 스토어(Amusement Discount Store)'를 표방했다.

삐에로 쇼핑에서는 특이한 아이디어 제품부터 해외명품 브랜드까지 다양한 상품을 초저가에 판매한다. 일본의 '돈키호테'와 비슷한 콘셉트다. 돈키호테는 상품이 뒤죽박죽 진열된 곳으로 유명하다. 고객들은 보물찾기를 하는 기분으로 쇼핑을 할 수 있다. '과연 통할까'라는 의구심이 들지만, 돈키호테는 1989년 창립 이후 단 한 차례도 성장세가 꺾인 적이 없다.

소비자 편의성에 가장 중점을 두고 있는 국내 유통시장에서 돈키호테를 표방한 삐에로 쇼핑은 파격 자체다. 업계에서는 정 부회장이기 때문에 가능했다고 입을 모은다.

최근 정 부회장의 행보를 보면 어디까지 파격적인 행보가 이어질지 가늠하기 어렵다. 실제 그의 행보는 삐에로쇼핑이 끝이 아니다. 정 부회장의 다음 공략 대상은 모두가 성장성이 없다고 입을 모으는 선진국 유통시장이다. 

이달 초 정 부회장은 약 1주일 동안 네덜란드와 스페인 등 유럽 출장을 다녀왔다. 이번 출장 역시 현지 시장조사의 목적이 큰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7일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이 인스타그램에 게재한 사진.

정 부회장은 글로벌 유통업체들이 동남아시아 지역에 주력하고 있는 상황에서 역으로 미국과 호주 등 선진시장을 공략하고 나선 상황이다. 그에게 유럽 시장은 공략해야할 주요 선진시장이라는 의미다.

실례로 정 부회장은 지난달 29일부터 30일까지 이틀 동안 네덜란드 암스테르담에서 열린 국제 자체 브랜드(PL) 박람회를 직접 찾기도 했다. 이 박람회에 이마트는 10년여 만에 참석해 '피코크' 대표상품 19개를 전시했다. 이후에는 스페인 바르셀로나로 이동해 복합몰 식음료 시설 설계 관련 미팅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 유통업계 관계자는 "이젠 놀랍지도 않다"는 짧은 말로 기대감을 표현했다. 이어 "오너가 직접 현장을 둘러보고 구상하고, 조언을 들은 뒤 신중하게 사업을 벌이니 아무래도 성공 확률이 높지 않나 싶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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