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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니하오!차이나]'벼랑끝'에서 '줄타기'로..김정은 전술변화 성공할까
  • 이지석 기자
  • 승인 2018.06.15 07: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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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생사를 걸고 임했던 제1차 북·미 정상회담이 마무리됐다. 굳이 '1차'라는 수식어를 붙인 이유는 앞으로 2차 혹은 3차 회담이 이어질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양측의 '완전한 비핵화' 합의가 가시적인 성과를 거둘 때까지는 살얼음판 같은 시기가 이어질 것이다. 혹자는 이번 회담의 승자가 김정은 위원장이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별반 소득이 없었다고 지적한다.

북한의 의도가 '시간 벌기'라면 합리적인 평가다. 하지만 김정은 위원장도 퇴로가 없다는 점을 감안하면 달리 생각해봐야 한다.

오는 11월 중간선거는 물론 2년 후 재선까지 염두에 두고 북한과의 협상에 임한 트럼프 대통령은 절박하다.

자칫 비핵화가 무산되기라도 한다면 모든 책임을 북한에 뒤집어 씌우고 과거에 본 적 없는 수준의 제재와 압박에 나설 것이다.

김정은 위원장이 곶감 빼먹듯 미국이나 한국의 지원을 이끌어내는 데 주력하거나, 상황이 여의치 않을 경우 '도로 핵' 전략으로 회귀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이런 주장에 반박하는 이들도 있다. 북한에는 중국이라는 뒷배가 있다는 것이다.

과연 그럴까. 지난해 한반도 전쟁 위기가 극에 달했다가 올해 들어 예상치 못하게 해빙 무드가 조성된 일련의 과정을 되짚어 보면 중국의 오락가락 행보가 유독 눈에 띈다.

김정은 위원장이 집권한 이후 7년간 북·중 관계는 최악으로 치달았다. 중국은 '핵 무력 완성'을 명분 삼아 폭주하는 북한에 실망했고, 북한은 미국이 주도하는 대북 제재에 가담한 중국에 배신감을 느꼈다.

고위급 대화는 물론 실무자들의 일상적인 접촉까지 사실상 중단된 상태가 이어졌다.

중국은 북핵 문제 해결을 위해 노력해 달라는 국제사회의 요구가 있을 때마다 당사자 간 해결을 강조하며 "매듭은 묶은 자가 풀어야 하며 우리는 열쇠를 갖고 있지 않다"고 뒷짐을 졌다.

정작 당사자인 북·미가 직접 대화를 시작하자 중국이 가장 당황했다. 트럼프 대통령도 "해결 능력이 없는" 중국은 한켠에 물러나 있으라는 신호를 지속적으로 발신했다.

몸이 달은 중국은 "북한이 과민하게 반응하면 자제를 촉구하고 미국이 무리한 요구를 하지 못하도록 억제하는 게 우리의 몫"이라며 말을 바꾸기 시작했다. '차이나 패싱' 논란은 중국이 자가당착에 빠졌던 결과다.

트럼프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을 앞두고 뒤가 허전했던 김정은 위원장은 중국이 내민 손을 마지못해 잡았다. 두차례 중국을 방문하며 북·중 관계 정상화를 강조했지만 상호 불신이 해소된 것은 아니다.

결국 산둥성 다롄에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두번째 정상회담을 가진 게 사달이 났다. 트럼프 대통령이 노골적으로 불만을 표시하더니 급기야 회담 취소를 선언해 버렸다.

훈수를 두던 시진핑 주석도, 중국 말만 믿던 김정은 위원장도 멘붕에 빠졌다.

이후 9시간 만에 김계관 북한 외무성 제1부상이 김정은 위원장의 위임을 받아 담화를 발표하고, 하루 만에 남북정상회담을 제안한 것을 보면 북한의 다급함을 확인할 수 있다.

판을 깰 뻔한 중국은 머쓱해졌다. 당분간은 대놓고 북한과 밀착하기가 어려울 전망이다.

북한 입장에서도 중국을 완전히 떠나보내기에는 미래가 너무 불투명하다. 그렇다고 미국의 눈치를 보지 않을 수도 없다.

미국이 용인할 수 있는 북·중 관계의 임계점을 찾기 위해 분주히 노력할 것이다. 이제는 '벼랑 끝 전술'이 아니라 절묘한 '줄타기 외교'가 필요한 시점이다.

판을 여기까지 끌고 온 김정은 위원장의 외교술을 관전하는 재미가 쏠쏠하다.

이지석 기자  jiseok@businessplu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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