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VID 표현 불포함...CNN "미국 얻은 것이 없다" 비난

미국과 북한이 역사상 첫 정상회담을 마치고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와 북한의 체제안전 보장을 약속하는 공동성명에 서명했다. 미 정부가 최종목표로 제시했던 '완전하고 검증가능하며 불가역적인 비핵화'(CVID)라는 표현은 성명에 담기지 않았다. CNN은 이번 회담에서 '사실상 미국이 얻은 것은 없고 한미 군사훈련 중단 의사만 확인했다'고 비난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12일 싱가포르 센토사섬 카펠라호텔에서 서명한 합의문에는 포괄적으로 4개 조항이 포함됐다. 

성명에는 △양국 국민의 평화와 번영을 바라는 마음으로 새로운 북미관계를 구축하기로 약속한다 △양국은 한반도에서 지속적이고 안정적인 평화체제를 구축하기 위해 공동으로 노력한다 △'4·27 판문점 선언'을 재확인하며 북한은 한반도 비핵화 노력을 약속한다 △북미는 전쟁포로 유해를 발굴하기로 한다 등의 내용이 담겼다.

CVID라는 표현이 포함되지 않았다는 지적에 대해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12일 오후 가진 기자회견에서 합의문에 "김정은 위원장은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를 위한 확고하고(firm) 변함없는(unwavering) 약속을 재확인했다"는 문구가 담겼다고 반박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새로운 양국관계를 수립하면서 완전한 비핵화를 약속하는 문장이 있다"며 "이것보다 더 직선적일 수는 없다"며 강조했다. 

북한 비핵화를 검증하는 방법에 대해 논의했냐는 질문에 대해서 트럼프 대통령은 "그렇다. (북한 비핵화는)검증 가능할 것"이라며 "많은 사람들을 대동해서 진행될 것이고 결국엔 검증가능할 것"이라고 답했다. 이어 그는 "김 위원장이 회담에서 북한의 미사일 엔진 실험장을 폐쇄하고 있다고 말했다"며 "(비핵화를) 기계적으로 물리적으로 최대한 빨리 진행하겠다"고도 했다. 대북 재제 해제 시점에 대해서는 "우리가 핵문제가 더 이상 문제가 아니라고 인식할 때 해제될 것"이라며 "진전이 이뤄지면 제재가 빠르게 해제될 수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합의문에는 완벽한(C)에 해당하는 표현만 포함됐을 뿐 검증과 불가역성은 빠졌다는 지적이다. 비핵화의 일정도 포함되지 않으면서 미국 현지에서는 구체성이 결여된 과거 행정부와 다르지 않다는 비난이 이어지고 있다. 

조셉 윤 전 미국 국무부 대북정책대표는 12일 CNN에 출연해 이번 공동성명에 대해 "실망스럽다"며 "정상회담과 같은 하향식(Top-down)에는 최종 목표가 담겨야 한다. 과정의 일부가 아니다. 이후 과정에서 좌초될 수 있다는 점에서 우려스럽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전략자산 한반도 전개에 따른 과도한 비용 문제를 거론하며 이같이 한미 군사훈련 중단 의사를 밝혔다. 그는 "엄청난 돈을 군사훈련에 쓰고 있다. 한국도 부담하지만 일부분"이라며 "괌에서 한국까지 와서 폭격 연습하고 가는 데 큰 비용이 드는데 그것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고 말했다.

워싱턴포스트(WP)는 '트럼프와 김정은이 만나면서 (새로운) 역사가 만들어졌지만, 역사적인 일이 일어날지는 향후 이행에 달렸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트럼프가 북한의 핵프로그램 포기를 설득하기 위해 개인적인 기술에 의존한다'며 북한의 비핵화 이행을 압박하려면 '트럼프가 그동안 외교정책에서 보여주지 않았던 원칙과 헌신이 필요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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