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12일 싱가포르에서 열리는 북미정상회담의 성공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남북 경제협력에 대한 재계의 기대감이 고조되는 분위기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최근 대북 경제 지원 등 북한의 ‘경제 도우미’로 한국을 지목한 것을 기점으로 그룹사들은 태스크포스(TF)를 신설하며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다.

11일 재계에 따르면 현대그룹은 현정은 회장을 위원장으로 한 남북 경협사업 TF팀을 가동했다. 현대그룹은 매주 1회 정기적으로 회의를 열고 현안이 있을 경우 수시로 회의를 소집한다는 방침이다. 특히 금강산·개성관광 재개, 개성공단 재가동 등 기존 사업의 분야별 준비 사항과 예상 이슈를 점검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아울러 북한과 체결한 전력·통신·철도·통천비행장·임진강댐·금강산 수자원·명승지 관광 등 7대 사회간접자본(SOC) 사업권을 토대로 다양한 사업을 검토한다는 계획이다.

롯데그룹도 ‘북방TF’를 만들어 사실상 남북 경협 사업을 위한 준비에 착수했다. TF장은 오섭엽 롯데지주 커뮤니케이션 실장(부사장)이 맡았다. 롯데지주 CSV팀·전략기획팀 임원, 식품·호텔·유통·화학 BU의 임원 및 롯데 미래전략연구소장이 참여해 TF는 총 8명으로 구성됐다. 롯데는 북한에서 러시아 연해주, 중국 동북3성 등을 아우르는 북방 지역에 대한 연구와 협력 사업을 본격적으로 추진키로 했다. 롯데는 제과, 음료 등 먹거리 분야 진출이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통신 인프라 구축을 위해 KT도 발빠르게 움직이는 중이다. KT는 구현모 사장을 선봉으로 하는 ‘남북협력사업개발TF’를 꾸렸다. KT는 그룹 차원에서 남북 간 경제 협력 및 정보통신기술(ICT) 교류를 지원한다는 복안이다. 앞서 KT는 2000년과 2007년 남북정상회담 주관 통신사로 선정됐고, 올해에도 5세대(5G) 네트워크 기술을 바탕으로 지원했다.

두산그룹도 대형 발전설비 사업을 영위하는 두산중공업, 건설기계를 제작하는 두산인프라코어 등을 통해 대북 사업을 전개할 것으로 관측된다. 박용만 두산인프라코어 회장은 최근 페이스북에서 “남북경협과 교류가 가능해지는 시기가 올 때까지 많이 생각하고 연구하고 토론도 해서 제대로 경협을 전개할 준비를 해야 할 것 같다”고 언급했다.

CJ그룹도 관련 사업 준비에 들어갔다. 손경식 CJ그룹 회장 겸 한국경영자총협회장은 근래 “우리 기업들도 남북경협에 적극적으로 나설 계획”이라면서 “남북경협 재개를 저성장, 고실업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새로운 계기로 만들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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