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서울 10억원 이상 아파트 낙찰가율 108.6%

"첫 입찰에 내 집 마련 성공했습니다!"

온라인 부동산 경·공매 커뮤니티인 '행복재테크'에는 낙찰을 뽐내는 글들이 즐비하다. 아파트 낙찰에 성공해 장인, 장모 앞에서 어깨 좀 펼 수 있게 됐다는 내용도 다수. 게시물의 아래에는 축하한다는 댓글이 수십여개 달린다.

커뮤니티 회원간 질의응답 게시판에는 눈에 띄는 매물과 관련한 이야기도 오간다. 최근에는 오는 12일 입찰이 계획된 서울 용산구 '한강대우트럼프월드3'와 '한남동 하이페리온'에 관한 논의가 잦다.

한강대우트럼프월드3 전용면적 159.77㎡의 경우 감정가가 15억9000만원이다. 한남동 하이페리온 전용면적 203.76㎡는 감정가가 18억8000만원이나 1회 유찰돼 최저입찰가가 15억400만원인 상황. 두곳 모두 한강 조망권 단지인 데다 시세차익이 예상돼 고액 아파트임에도 이목을 끄는 분위기다.

실제 서울 아파트 경매시장에서도 낙찰가가 최초 감정가를 뛰어넘는 고가 낙찰이 속출하고 있다. 7일 법원경매전문업체 지지옥션에 따르면 지난달 서울에서 낙찰된 아파트 중 낙찰금액 기준 10억원 이상 고가 아파트의 낙찰가율은 평균 108.6%다. 고가 아파트가 몰린 강남 3구(서초·송파·강남)의 아파트 낙찰가율은 평균 112.4%에 달했다.

강남 3구에 이어 최근에는 강북권 경매 아파트 낙찰가율도 100%를 넘기는 추이다. 올해 2월부터 경매에 나온 강북권 아파트 매물의 낙찰가율은 103.5%를 기록했다. 올해 들어 가장 높은 낙찰가율이다. 통상 경매시장도 일반 주택시장과 마찬가지로 강북권보다는 강남권 아파트에 대한 수요자들의 쏠림 현상이 컸으나 올해는 다르다.

업계에서는 한강 조망이 가능한 '마용성(마포·용산·성동)'과 광진구, 노원구 등에 대한 수요자의 관심이 뜨거워지면서 강북권 경매물건에 대한 관심도 덩달아 커졌다는 분석을 내놓는다. 지난 4월 마용성과 광진구·노원구의 낙찰가율은 111%로 같은 기간 강남 3구(108.1%)보다 높다.

지난달 고가로 낙찰되거나 응찰자가 많이 몰린 상위 10건 매물만 살펴봐도 강북권 물량이 절반 이상을 차지한다. 감정가가 11억6000만원(1회 유찰)인 서울 용산구 한남동 807에 위치한 '한남힐스테이트' 전용면적 151㎡는 15억577만8479원에 낙찰돼 130%의 낙찰가율을 보였다.

이처럼 고가 아파트를 중심으로 낙찰가율이 치솟는 것은 지난해 말과 올해 초까지 아파트값이 급등하면서 감정가가 시세보다 20∼30% 이상 싸졌기 때문이다. 경매물건의 감정평가는 입찰 개시일보다 통상 6∼7개월 전에 이뤄져 집값 상승기에는 감정가가 시세보다 낮을 수밖에 없다.

한국감정원의 전국주택가격동향 조사 결과에 따르면 지난달 서울 아파트의 전용면적 40㎡ 초과∼60㎡ 이하 아파트 매매가격지수는 104.7이었으나 고가주택이 많은 85㎡ 초과∼102㎡ 중대형은 105.9로 전 주택형을 통틀어 가장 높았다.

이창동 지지옥션 선임연구원은 "최근 경매물건이 줄어들면서 경쟁이 치열해진 것도 고가 아파트의 낙찰가율 상승의 원인"이라며 "다만 최근 서울 강남권 등지의 고가 아파트도 가격이 하락하는 분위기여서 주변 시세와 꼼꼼히 비교한 뒤 낙찰가를 결정하는 게 좋다"고 말했다.

저작권자 © 비즈니스플러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