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미국 경기 고점 시기가 논란이 되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지난 5월에는 아르헨티나의 IMF 구제금융 신청에 이어 '이탈렉시트' 우려까지 제기되며 신흥국 6월 위기설이 시장 일각에서 제기된 바 있다.

또한 과거 국내증시는 계절적으로 여름에 조정폭이 커진 사례들이 다수 발생했다. 그렇다면 올해 여름 주식시장은 주식 보유비중을 줄여야 할까? 이 문제와 관련해 사전에 증시 여건들을 점검해 보는 것도 의미가 있을 듯하다.

우선 이탈리아발 유로존 리스크는 어떻게 봐야 할까? 최근 이탈리아에서는 새 정부 구성 과정에서 반EU 성향의 포퓰리즘 정당이 내세운 경제 장관이 친EU 대통령에게 거부 당하면서 '이탈렉시트(Italexit)' 가능성이 불거졌다. 또한 스페인에서는 총리 불신임안 투표가 불확실성으로 등장했다.

남유럽 국가 중 이탈리아와 스페인에서 정치적 불확실성이 부각되면서 '유로존 정정 불안→외국인 자금 이탈→금융시장 불안→부정적 경기 영향 발생' 형태로 과거에 불거졌던 남유럽 리스크의 재현 여부가 우려 요인으로 등장했다.

이탈리아와 스페인은 유로존의 3~4위 경제규모 국가이며, 이탈리아는 그리스 제외 시 유로존 최대 채무국이다. 이에 따라 상황이 악화될 경우 유로존 전반의 리스크로 확산될 수 있다는 점이 시장의 우려를 자극한 것으로 보인다. 또한 미국 달러 강세와 맞물린 유로존 리스크는 비 달러 자산인 이머징마켓 금융시장에 부정적인 영향을 주고 있다.

일단 이탈리아에서는 오성운동과 북부동맹이 공동정부 구성에 합의하고, 스페인에서는 신임 총리로 교체됨에 따라 정정불안 우려는 다소 완화될 것으로 기대된다. 이탈리아는 EU의 긴축정책에 반대하며 재정지출 확대, 반이민 등을 공약한 포퓰리즘, 극우 정당이 연정에 합의함에 따라 향후 이탈리아와 EU간의 관계는 시험대에 오른 상황이다.

하지만 이탈리아 경제 여건을 고려하면 EU 탈퇴보다는 재정긴축 완화를 위한 협상에 나설 가능성이 높을 전망이다. 또한 과거 2011~2012년 유로존 금융위기 당시에 비하면 유로존 주요국들의 국채 금리는 안정적인 흐름을 유지 중이다. '이탈렉시트'와 유로존 전체로의 리스크 확산 가능성은 아직 제한적인 상황으로 관측된다.

그렇다면 신흥국의 6월 위기설은 어떻게 봐야 할까? 4월 중순 이후 달러화지수는 약 5% 상승하고 신흥국 통화지수는 5% 이상 하락했다. 올해 페소화 가치가 30% 이상 급락한 아르헨티나는 IMF에 구제금융을 신청했다. 이에따라 아르헨티나에서 시작된 금융 불안이 이머징내 여타 지역까지 전이 혹은 증폭될 것인지는 달러 강세 및 이머징 통화 약세의 장기화 여부가 관건이 될 전망이다.

현재로서는 이머징마켓 국가들의 외환보유액 적정 비중이 전반적으로 IMF 권고 비중을 충족하고 있어 신흥시장 전반의 외화 유동성 위기 발생 가능성은 과거 90년대 외환위기 당시 대비 낮은 상황으로 평가되고 있다. 신흥국의 위기설은 아직 신흥국 전체 문제라기보다는 경상 및 재정수지 적자 심화로 경제 펀더멘탈이 취약해진 개별국가의 문제로 접근해야 할 것으로 관측된다.

국내증시는 경상수지와 재정수지 흑자 기조속에 외환 보유고가 증가 추세를 이어가고 있어 신흥국내에서 재정 건전성이 상대적으로 양호한 국가로 평가되고 있다. 다만, 올해 연말까지 미국 연준이 2~3회 가량 추가 정책 금리 인상이 관측되는 반면, 한은에서는 1회 인상 가능성이 예상되고 있어 연말로 갈수록 한미 간 금리차 역전 심화와 이에 따른 외국인 자본 이탈 가능성에 대한 우려는 고민거리로 남아있다.

반면, 외국인 입장에서는 주식, 채권 등 신흥국 위험자산 투자시에 자본 차익과 더불어 환차익이 동반 고려대상이다. 이에 따라 금리차 역전심화 및 한국 고유 위험의 증가로 원화 약세 심화가 동반할때 자본유출 리스크가 커질 수 있다.

이와 관련 재추진되고 있는 6월 북미 정상회담의 성과 및 향후 한국 CDS와 원화 흐름의 안정세 지속 여부 등이 주요 관건이 될 전망이다. 한때 취소 위기까지 겪었던 북미 정상회담이 예정대로 진행하기로 결정된 점은 현재로선 긍정적인 기대를 갖게 해주고 있다.

그렇다면 미국 경기의 고점 논란은 어떻게 볼까? 세계 경기선행지수는 여전히 우상향 흐름을 나타내고 있다. 하지만, 기저효과 영향으로 세계 교역량 증가율이 둔화되고, 유로존 경기선행지수가 조정 흐름을 나타내고 있어 향후 미국 경기 흐름의 둔화 동조화 여부가 글로벌 경기의 주요 변수가 될 수 있는 상황이다.

미국 경기는 현재 확장기간이 9년째로 역대 최장 기간인 10년까지 1년 가량을 남겨두고 있다. 이에 라 시장에서는 1년내 미국 경기 정점 형성 및 미국과 글로벌 주식시장의 Peak-out 임박 가능성에 대한 논란이 제기되고 있다.

일반적으로 경기 확장 싸이클의 후반부에서는 정책금리 인상이 단행되면서 장단기 금리차 축소가 나타나게 된다. 9년째 진행 중인 미국 경기 확장과 연준의 금리 인상 싸이클을 고려하면 향후 미국 경기 둔화 가능성을 간과할 수는 없다.

반면, 뉴욕 연준에서는 1년내 미국경기 침체 확률을 현재 약 10% 내외 수준으로 평가하고 있다. 과거 미국 산업생산의 증가율 감소는 대체로 침체 확률 30% 부근에서 발생했던 점을 고려하면 올해 연내 미국 경기의 정점 형성 가능성은 낮을 것으로 관측된다.

또한 과거 미국의 장단기 금리차 축소와 경기 침체 사이에는 시차가 존재해 왔으며, 특히 주식시장의 고점은 장단기 금리차 역전 이후에 발생했다. 5월말 기준 미국 장단기(10년물-2년물) 금리차는 아직 40bp 이상 수준이다.

지난 5월 FOMC의사록은 물가에 대한 연준의 스탠스가 신중함을 확인해준 바 있다. 시카고상품거래소의 연준 금리인상 확률을 고려하면 6월 90%대, 9월은 60%대로 연내 두차례 추가 인상 가능성은 높은 상황이다. 반면, 12월 인상 확률은 30%대로 한달전 대비 낮아졌다.

6월 중순 예정된 FOMC에서 연준의 올해 하반기 추가 금리인상 전망이 1회 수준으로 시사될 경우 달러 강세 압력의 완화와 더불어 이머징마켓 주식시장에는 긍정적인 모멘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다음은 국내 주식시장의 계절성에 대한 부분이다. 과거 국내증시는 계절적으로 여름에 조정폭이 커졌던 사례들이 다수 관찰돼 왔다. 2011~2017년 국내증시 KOSPI의 월별 지수 등락율을 살펴보더라도 여름 주가 수익률이 상대적으로 부진했던 모습을 나타내고 있다.

반면, 국내증시 분기별 영업이익의 레벨 및 방향과 KOSPI를 함께 살펴보면 3분기 영업이익이 증가했던 해의 여름 주식시장은 그렇지 않았던 해의 여름보다 견조한 주가 흐름을 나타내 왔다. 주가는 계절성보다 실적 연동성이 강한 것으로 관측된다. 국내증시의 올해 분기별 영업이익 시장 컨센서스를 고려하면 올해는 1분기를 저점으로 3분기까지 증익이 예상되고 있으며, 특히 3분기 이익 레벨의 큰 폭 증가가 전망되고 있다.

선진시장 및 신흥시장, 국내 증시의 섹터별 주가 등락율을 비교해 보면 지난 5월 한달간 선진시장의 IT 섹터가 두드러진 상승세를 나타내고 있다. 최근 미국증시에서는 반도체 업체인 마이크론이 올해 실적전망 상향 조정과 투자의견 하향 조정이 대립하면서 주가 부침 현상을 나타내고 있다. 하지만, 주요 IT 기업들이 대체로 견조한 주가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는 점은 국내 IT 섹터에도 긍정적인 기대를 주고 있다.

특히 반도체 및 저장장치는 IT 부문의 투자 증가와 4차 산업혁명을 받쳐주는 일종의 인프라인 점과 국내 기업들의 글로벌 DRAM 시장 점유율이 70%를 넘어서고 있다는 점, 반도체 경기 정점 임박 우려 완화, 국내 IT 섹터의 3분기 영업이익 컨센서스 상승 흐름 등은 긍정적인 환경으로 기대된다.

이같은 여건들을 정리해 보면 올해 여름 주식시장은 오히려 전략적으로 승부처가 될 것으로 관측된다. 연말로 가는 4분기 증시 주변 여건이 더 만만치 않은 상황이기 때문이다. 최근 불거진 대외 리스크 요인으로 인해 6월 증시에 조정이 발생한다면 서머랠리를 겨냥한 접근이 유효할 것으로 관측된다.

유화증권 투자분석팀 김승한 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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