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중국 첨단제품에 관세 폭탄 강행 vs. 中, 세탁기 등 수입소비재 관세 인하

미국과 중국 사이 무역 갈등이 봉합 2주 만에 다시 터져 나왔다. 미국은 지난 29일 중국에서 수입하는 첨단기술 품목에 25% 고율관세를 부과하기로 한 결정을 계획대로 이어간다고 밝혔다. 그러면서다음달 15일까지 구체적인 상품목록을 발표하고 다음달 말에는 산업상 중요한 기술의 획득과 관련해 중국의 개인과 기업들에 대한 '확장된 수출 통제안'도 발표할 방침이다. 미국의 중국산 고관세 적용은 지난 17~18일 미중 2차 무역협상에서 상호 관세부과를 보류하기로 한 합의를 사실상 뒤집은 것이다.

미국이 다시 고관세 카드를 다시 꺼내든 것을 놓고 다음달 2일 베이징에서 열리는 3차 미중 무역협상을 위한 포석이라는 분석이 있다. 국제전략연구소 중국 전문가 스콧 케네는 "(관세 압박을 통해) 우선 실질적인 진전을 만들어낼 가능성이 있으며, 미중 무역 논의에서 결과가 나왔을 때 미국 국민들에게도 관세 압박 덕분에 성과가 나온 것이란 점을 강조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중국 상무부는 30일 공식 성명을 통해 즉각 반발했다. 상무부는 "미국의 이번 조치가 2차 협상에서 합의한 사항과 정면으로 위배된다"고 비판했다. 중국 정부가 즉각적으로 보복관세 조치를 발표하지는 않았지만, 물밑에서 미국을 압박하는 것으로 보인다. 중국이 7월 1일부터 소비재 수입관세 인하를 통해 미국과 무역전쟁을 위한 우군을 모으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은 평가했다. WSJ는 미국의 추가 관세 협박이 중국의 강경파를 자극하는 역효과를 낼 수 있다고 지적했다. 

WSJ이 인용한 중국 관료들에 따르면 중국은 미국에 대항하기 위해 유럽, 아시아 각국들을 끌어 모으고 있다. 유럽, 아시아의 기업들 역시 미국의 보호무역주의에 어려움을 겪고 있어 중국의 시장 개방으로 큰 이익을 얻을 수 있다. 중국 국무원이 30일 공개한 소비재 수입관세 인하목록에는 세탁기, 화장품 등을 포함한다. 

의류, 신발, 모자, 주방용품, 운동기구에 대한 수입 관세는 15.9%에서 7.1%로 줄어든다. 세탁기와 냉장고에 대한 관세도 20.5%에서 8%로 인하된다. 양식 제품, 어업 제품, 생수에 부과되는 관세도 15.2%에서 6.9%로 낮아진다. 피부 및 두발 관리 제품을 포함하는 화장품, 일부 의약품 및 건강제품도 관세 인하의 혜택을 받는다. 여기에 부과되는 관세는 8.4%에서 2.9%로 인하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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