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력 사업은 여전히 적자 지속…"미래 성장 불확실성 커"

한진중공업 필리핀 수빅조선소

한진중공업이 올해 채권단 자율협약에서 벗어나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보유자산을 잇달아 내다 팔며 재무구조 개선에 나섰다. 

빚을 갚아 나가면서 이자 비용은 절반 가까이 줄였고, 올해 1분기에는 흑자를 내기도 했다. 하지만 한진중공업 '독자 생존'에 대한 시장 평가는 여전히 싸늘하다. 자산을 팔며 버틸 수 있지만, 사업 경쟁력이 불투명하다는 지적이다.

28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한진중공업은 2013년 연결 기준 3조1000억원에 달하던 순차입금을 지난해 말 2조4000억원대로 낮췄다. 같은 기간 개별 순차입금도 2조4000억원에서 1조7000억원대로 줄였다.

순차입금이 줄어든 것은 좋은 신호다. 당장 이자 부담이 줄어들면서 자금 흐름에 숨통이 트일 수 있다.

더욱이 올해 1분기에는 흑자전환도 이뤘다. 매출액은 5033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2% 줄었지만, 영업이익은 216억원을 기록했다.

문제는 재무구조 개선이 사업이 아닌 자산 매각으로 이뤄지고 있다는 점이다. 앞서 한진중공업은 2016년 5월 자율협약을 체결하면서 올해 말까지 2조원가량의 토지 등 자산을 매각하기로 자구안을 세웠다.

올해 1분기에도 인천북항 등 토지매각으로 1400억원의 매출과 550억원가량의 매출총이익을 올렸다. 앞으로 남은 북항 부지 20만평과 동서울개발도 추진할 계획이다.

그러나 올해 1분기 조선부문은 14.1%, 건설공사부문은 2.5%의 영업적자를 기록했다. 특히 필리핀 수빅야드는 연간 중대형선 약 15척의 생산능력을 보유하고 있으나, 올해 1분기 말 수주잔량은 상선 14척(인도기준) 불과하다. 진행 기준으로 산정할 경우, 0.7년 치에도 못 미치는 수주잔량이다.

수빅의 관계기업 가치는 2015년 1조2000원에서, 7000억원까지 줄었다. 최근 2년간 4160억원의 영업적자와 함께 손상차손을 기록했다.

영도 야드도 2011년부터 2017년까지 5180억원 적자를 냈다. 이제는 군함만 제조하기로 한 상황이다.

증권업계에서는 한진중공업이 자산 매각 후에도 성과를 낼 수 있을지에 대해 의문을 품고 있다. 

엄경아 신영증권 연구원은 한진중공업에 대해 "버틸 자산은 있으나 봄날이 가깝진 않다"며 투자의견을 중립으로 하향조정했다.

한 회계사도 "한진중공업이 독자 생존을 위해서는 영업에서 700억~800억원 이상을 벌어야 가능할 것"이라며 "자산 매각이 끝난 후 실적이 관건"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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