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태승 우리은행장./사진:연합뉴스

우리은행 쓰다가 카카오 뱅크로 넘어왔다. 우리은행 쓰레기. 원터치 알림앱 알람은 오는데 정작 내용은 안 뜨는 상황. 우리은행은 노답. 계속 오류. 우리은행 어플 정상화하기 전에 공지 띄우지 마라. 빠른 시일 내에 고치겠다는 말만 앵무새처럼 반복하고 짜증난다.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올라온 우리은행 고객들의 글 중 일부입니다. 우리은행이 최근 가동한 차세대 전산시스템에 대한 불만이 그대로 드러납니다. 

'우리은행, 차세대 전산시스템이 일주일 만에 안착했다'는 일부 언론보도에 대해서는 여기에 차마 옮기기 힘들 정도의 악평이 따라붙습니다.

우리은행은 지난 5일부터 7일까지 업무를 중단하고 차세대 전산시스템 교체 작업을 했고 8일부터 새로운 시스템을 가동했습니다. 당초 설 연휴 기간(2월15~18일) 시스템을 바꿀 예정이었지만 준비 부족으로 석 달을 미룬 것입니다.

우리은행의 새 시스템은 2016년부터 2년여간 1000여명의 인력과 3000억원에 달하는 돈을 투입했지만 가동 첫날부터 오류가 줄줄이 나타났습니다.

입출금 내역이 다른 사람에게 전송됐고 군인과 군무원에게 급여가 제때 지급되지 않았습니다. 3시간 가까이 모바일뱅킹 서비스 전반이 마비되는 일도 있었습니다. 

새 시스템이 가동된 지 열흘 정도가 지난 지금은 초반보다 오류가 많이 줄어든 것으로 보이지만 SNS에는 여전히 오류 때문에 애를 먹었다는 글들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우리은행은 '안착했다'고 자평하고 있습니다. 각자의 기준이 다를 수 있으니 안착이란 평가에 문제가 있다는 얘기는 하지 않겠습니다.

그렇지만 안착이란 평가에 앞서 불편과 혼란을 겪은 고객에 대한 사과는 왜 없는지 묻고 싶습니다. 그동안 시스템 가동 후 속출한 오류를 수습하느라 못했던 것이라면 안착했다고 생각하는 시점에는 고객에게 사과 해야 하는 것이 마땅한 도리입니다. 

손태승 행장이 연휴였던 차세대 전산시스템 교체 기간에 출근해서 상황을 진두지휘 한 것만큼이나 당연한 일입니다. 

이번에 발생한 오류 건수가 차세대 시스템 가동을 연기할 때 말했던 0.001%에 못 미쳐서 사과 할 필요가 없다고 생각하는 것은 아니길 바랍니다. 

손 행장은 차세대 시스템 가동 연기를 결정하면서 단 0.001%의 오류도 나와서는 안 된다는 이유를 달았습니다. 고객들이 불편하고 불안해서는 안 된다는 의미였던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손 행장의 진정성 있는 사과가 없다면 당시의 말은 우리은행의 준비 부족을 가리려고 고객을 핑계 대는 것 아니냐는 추측은 사실이 됩니다.

시스템 교체로 멈췄던 거래가 몰리면서 불가피하게 전산 장애가 났다는 설명은 구차하다는 단어 외에 달리 표현할 방법이 없습니다. 시스템 교체 직후 평소보다 거래가 많아진다는 것은 누구나 알 수 있습니다.

시스템 교체 연기와 가동 후 오류로 불편을 겪은 고객들이 시간이 흐르면 그런 사실을 잊고 적당히 넘어갈 수 있겠지란 생각이라면 곤란합니다. 안일한 태도로 100년 넘게 지켜온 서울시 금고를 다른 은행에 넘겨준 데 이어 고객들까지 옮겨가는 일이 없기를 바랍니다.

차세대 시스템을 준비하고 가동하는 데까지 우리은행의 실책이 있었음은 너무나 분명합니다. 그 실책으로 고객들이 피해를 보고 불편을 겪은 것도 명백한 사실입니다.

손 행장님께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손바닥은 하늘을 가리지 못합니다. 당신의 눈만 가릴 뿐입니다. 손바닥만 보여주려는 참모는 손 행장님을 벌거벗은 임금님으로 만들고 있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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